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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수이야기12- 삼봉산

용인신문 기자  2003.05.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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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두란 후손들의 넋으로 금물살 출렁이는 산

이동면 묵리는 예전에는 계곡이 수려해 용인시민의 여름철 물놀이 휴식처로 명성이 자자했다. 묵리의 굴암(묵그리)은 성륜산 용덕사 용굴에서 연유된 지명이다. 향지모에서 낸 제2회 용인금석문탁본전에는 66쪽에 이수민, 79쪽에 이문주 두분의 묘갈을 탁본해 소개해 놓았다. 이 두분모두 묘가 굴암에 있고 본은 청해(靑海)이씨다. 이태조가 의형제를 맺고 청해이씨로 개명해준 개국공신 이지란(퉁두란)의 후손으로 우리 역사에는 여진족으로 알려졌지만 원래 송나라 악비장군의 후손이다.
악비장군의 후손중 정치적으로 역적으로 몰려 백두산근처로 피신하여 여진족과 결혼한 사람들이 있었다. 여진족은 모계사회였으므로 여자의 성을 따서 퉁씨로 살아가다 이태조를 만나 조선인으로 귀화했다. 이후 퉁두란의 후손인 이수민 삼도절도사에게 임금이 묵리일대를 사폐지로 하사하므로 용인에 청해이씨가 정착하여 살게 되었다. 벌써 400여년이 지난 이야기이다. 이 묵리계곡을 중심으로 가을에 30인분의 시향(시제)를 모시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청해이씨 송계공파의 맥을 잇는 곳이다. 용인의 산수이야기를 쓰고 표지를 삼봉산으로 정한것도 필자가 청해이씨인 이유에서이다. 삼봉산 남서쪽은 연안이씨 종중산이며 나머지는 청해이씨 산이었다.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지금의 수녀원계곡이 그때까지 할아버지명으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삼봉산을 남다른 애정으로 보는 까닭이다.
용인팔경중에 어비리 저수지 낙조를 선정했다. 실제 멋있는 낙조는 삼봉산이나 시궁산 정상에서 보는 어비리저수지 낙조가 으뜸일 것이다.
삼봉산을 오르는 코스로는 45번 국도에서 시미리, 덕성리에서 1봉으로 오르는 코스와 묵리 굴암에서 오르는 코스, 묵리 수녀원에서 오르는 코스, 그리고 시궁산을 통해 오르는 코스가 있다. 이중 시궁산을 통한 코스는 오히려 삼봉산에서 시궁산으로 오르는 코스를 권해 드리고 싶다. 작년 10월에 ‘월간 산’에 이오봉씨의 실버산행으로 10여쪽 소개된것이 삼봉산∼시궁산코스로 용인의 산을 알리는 기회가 있어 좋았다.
묵리 굴암입구에 ‘팜파스’란 철로 침목으로 만든 식당위로 개천을 지나면서 삼봉산 등산은 시작된다. 계곡은 홍수 등으로 옛 모습을 찾기 힘들지만 물맑기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음이 흐믓하다. 묵리에서 시미리로 통하는 길 닦는 곳으로 오르다보면 임도가 산위로 통한다. 임도를 따라 오르면 오른쪽으로 오솔길옆에 등산로 표시가 있다. 이곳부터 45번도로에서 오르는 길과는 능선에서 만난다. 그곳까지의 산길은 숲속의 오솔길로 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활기찬 느낌의 등산길이다.
능선중간에서 만난 등산로는 등산객 모두가 쉬고가는 쉼터다. 남쪽 오르막으로 오르면 첫봉엔 벤취가, 두번째봉 정상엔 묘가, 그리고 세번째봉 정상은 몇개의 벤취와 탁자가 있는 300여평 정도의 넓은 헬기장이 상봉상의 정상이다.
만일 저녁에 상봉상의 정상에 올랐다면 이곳에서 멀리 서쪽의 어비리 저수지는 아름다운 금물결을 흔들며 숨어드는 태양의 모습으로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서 시궁산쪽으로 내려서는 급경사 길은 로프를 걸어 놓았지만 쏟아질듯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약수터가는 길, 수녀원가는 길, 그리고 화산CC 가는 사거리길을 만난다. 수녀원으로 내려서는 길은 여름에는 숲이 우거져 길찾기가 쉽지 않기때문에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을 권하고 싶다.
삼봉산을 오르때면 언제나 마음이 신선해진다. 그것은 바로 이동면민의 고향의 산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월의 등산은 송화가루가 날려 온 몸에 노란꽃가루를 뒤집어 쓰기 마련이다. 산행의 맛으로 즐겁게 여기면 좋겠다. 그러나 등산후 반드시 샤워를 하길 바란다.
<이제학, 용인산수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