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앨범 / 김민기(With Symphony Orchestra Of Russia) / 03-06-02 / Warner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 처럼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히면
아침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김민기의 ‘아침이슬’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한국 현대사의 업보를 짊어진 이 노래를 가슴 저미며 불러 봤을 것이다. 이미 고전이 된 이런 김민기의 노래를 클래식화 한다면 과연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감히 한국 현대사의 문화유산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는 김민기의 작품들. 그 작품들을 클래식화 하는 앨범 작업은 김민기가 이 시대에 남긴 발자취 만큼이나 값지고 뜻 있는 일일 것이다. 이 작업을 맡은 사람은 한국 음악가의 대표적이지만 아직은 생소한 김동성이다.
김동성은 한국인 최초로 재즈작곡과 편곡을 전공한 사람이다. 독일 퀼른 음악대학,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많은 교수진들에게 인정을 받은 그는 대학교수로 임명되지만 사회적 명성보다 진정한 음악가의 길을 택하고자 홀연히 사표를 던졌다. 음악계의 재즈화성과 편곡의 대가로 통하는 그는 런던세션오케스트라, 러시아국립교향악단, 키예프내쇼널심포니, 그리고 KBS교향악단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협연하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주문하는 당당함을 가진 음악가이다.
‘볼가강의 숨결까지 담아왔다’는 작곡가 김동성의 표현대로 이번 작업은 섬세함이 엿보인다. 구 소비에트연방의 국민예술가 베로니카 두다로바가 이끄는 세계정상의 러시아 국립교향악단의 탁월한 음악적 해석력과 정교한 연주로 녹음된 국민의 고전이 되어버린 김민기의 작품을 저항의 노래에서 어느사이 희망의 노래로 채색하고 있다. 러시아 특유의 다소 어두운 음색과 섬세한 감성이 조화된 이 앨범은 오케스트라의 정제된 테크닉과 완벽한 하모니로 김민기의 인간적 고뇌에 대한 경외심으로 나타난다.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서정과 감성을 견인하는 무구한 순수함과 예술혼이 깃든 이번작품은 오랫동안 사랑받는 한국인의 고전이 국경을 넘어 세계인에게까지 아름다운 서정과 가슴저미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