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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수이야기 14 건지산

용인신문 기자  2003.06.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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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봉화의 기억이 한 폭의 수채화로 모락 모락

■명산 중 품격의 산
풍수를 살펴보면 산도 명산이 있고 악산이 있다고 한다. 용인에서 우람하고 잘 생긴 산은 성산, 광교산, 모현의 노고봉 등이 있다. 또 풍수가 말하는 악산으로 남사면의 낭산과 원삼의 수정산을 이야기 하곤 한다.
풍수적으로 보면 원삼면은 명당의 모습을 갖추었음에 틀림없다. 전세계에서 도시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산이 둘러 쌓인 곳이 우리나라 서울이다. 서울 주위의 산을 본 외국인들이 경탄하는 것은 우리들은 느끼지 못한 금수강산의 모습을 그들은 보았기 때문이다.
용인에서 주위가 산으로 둘러 쌓인 곳이 바로 원삼이다. 독조봉·용살산·할미봉·칠봉산은 북쪽, 문수봉·쌍령산·경수산이 서쪽, 태봉산·건지산·수정산이 동쪽, 그리고 남쪽으로는 창두산·구봉상·파리봉이 원삼을 감싸 안고 있다.
원삼에 산중에서 모양이나 품격이 보는이들로 부터 명산 소리를 듣는 산이 건지산이다. 건지산 품속에 정원사가 있고, 정원사에는 도봉 큰 스님이 계시다. “앞 파도는 뒷 파도에 밀리는 것이야”라는 스님의 인생사 표현은 우리들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던진는 말이다.
건지산은 원래 봉수터로 유명한 산이다. 지금은 봉수의 흔적을 찾기도 어렵다. 차라리 ‘지산CC 뒷산’이래야 쉽게 찾을 수 있다.
모임 선은 하루를 잡아 원삼역사 탐구를 시작하기로 했다. 건지산 봉수대 터, 수정산 수정사 조경, 미평리 미륵약사여래상, 그리고 대덕산 약수터 등 코스에 넣었다. 이날 제일 먼저 찾은 곳이 건지산이다.

■사라진 봉수대터 흔적
모임선이 건지산을 찾은 것은 작년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이었다. 건지산을 오르는 코스로는 지산CC 스키장 리프트 정상에서 급경사길로 오르면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지산CC를 통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맹리 코스를 택하였다. 17번 국도에서 백암을 향하다 보면 좌전고개를 넘어 행군리에 원삼농협 행군지소가 있다. 농협지소 앞으로 통하면 맹리로 갈 수 있다. 정원사 갈림길에서 노천경로당(느티나무와 소하천을 중심으로 잘 조성된 맹리주민들의 휴식공간)을 통해 수정산과 건지산으로 들어서게 된다. 수정산과 건지산을 잇는 길을 따라 북쪽 능선으로 오르면 인적은 드물지만 등산로는 확실하게 찾을 수 있다. 남쪽면의 길이라 먼지가 많다. 동쪽으로 이천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 등산로는 건지산 남봉에 이르른다. 남봉은 바위봉으로 95년 올렸던 남산에서 제주까지 봉화길의 중간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 봉수대터는 이 봉이 아니다.
안테나를 돌아 중봉쪽으로 내려서면 곡선을 그리는 능선아래가 봉수대터다. 그러나 우리 일행이 봉수대터 근처를 차분히 찾아보았지만 별 흔적을 찾지못했다. 필자가 96년에 왔을때는 그런대로 봉수지기가 살았음직한 곳간같은 데가 둔덕으로 남아 있었는데, 지금은 그 흔적도 없다.

■티 없이 맑은 숲속풍경
곡선길에서 북쪽으로 조금 오르면 건지산 바위봉이 나타난다. 우리일행은 바위위에서 야호를 외쳤다. 요즘은 산에서 소리도 지르지 말라고들 한다. 산짐승이 놀란다는 걱정들이다. 그러나 필자는 생각이 다르다. 산속의 동물들이 그렇게 나약한 모습이 아니고 또 인간이 산을 찾아 호연지기를 키우는데 ‘야∼호!’ 몇 번이 그렇게 소음공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바위봉옆에 흙봉에 건지산 이정표가 정상임을 알려준다. 이곳에서 급경사를 내려오면 지산CC 스키장을 통해 내려서게 된다. 건지산 정상에서 보는 전망은 무척 새롭다. 북쪽으로 금악산까지의 평창리 모습에서 동쪽의 이천 마장리까지, 또 남쪽 수정산으로 이어지는 산속 풍경은 티없이 멋있다. 그중에서도 호수속에 묻힌착각을 불러오는 좀?C와 독조봉 태봉산의 어우러짐은 한폭의 수채화 한 폭이다. 자연과 골프장의 어울릴것 같지 않은 풍경도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용인에는 광교산, 성산, 건지산 세곳의 봉수대가 있었다. 지금은 한 군데도 남아 있지 않지만 어느 곳이든 한 곳 정도는 봉수대를 다시 만들어 교육적 자료로 이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이제학 용인의 산수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