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서명부 논란을 보는 안타까움

용인신문 기자  2003.07.07 00:00:00

기사프린트

동백~죽전간 개설반대를 이유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이하 고충위)에 청원서 서명이 다수 허위로 드러남에 따라 수지시민연대는 지난달 30일 수지출장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그러나 청원서 작성에 연대 참여한 10여 단체 중 1개 단체, 수지시민연대만이 입장표명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허위서명부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의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자로서는 속시원한(?) 일이지만 정작 해명해야할 2년전 작성했던 하수종말처리장반대 서명부 사본 중복 사용여부에 대한 것은 타 단체에 미루는 등 아쉬운 기자회견자리였다.
또 어떤 안건에 대해 서명을 받았냐는 질문에 난개발과 관련된 4개의 안건이지만 정확한 안건내용은 모른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들어야했다. 여러단체가 공동으로 작성했다는 이유로 서명을 주도한 단체조차 청원서에 실린 4개 안건을 모르고 있었다.
더욱이 민원을 낼 때는 시민단체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의 서명을 이끌어서 한 목소리를 냈으면서 허위서명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는 모르는 일이라며 차후 민원에는 타 지역단체와 연대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히는 것이 진정한 시민단체인가. 어쩌면 그 단체의 명예와 유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 더 가까웠다.
수지시민연대는 시가 이들 단체에 ‘흠집’을 낸 것에 자존심이 상해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2만여명이 서명한 청원서의 안건 내용과 허위 서명에 대한 구체적이고 책임있는 답변을 준비하지 못하고 자존심 상하게 한 용인시에 공식사과와 관계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자리로 기자들을 불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단체가 ‘용인시 보도문에 대한 반박 성명’의 자리를 만들기 전에 시는 이 단체와 자체적으로 합일점을 찾을 수 없었을까?
시는 시민단체의 서명부 허위논란과 이들의 도덕성 문제를 끄집어 언론에 보도자료를 보내고, 일부시민들로부터 ‘시민단체 흠집내기’의혹을 스스로 사고 있다. 또 이들 단체의 위법행위에 대한 고발조치까지 검토하겠다는 엄포도 덧붙여 시민단체 스스로 자정의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반박성명서를 제출하게 한 것은 시도 슬기롭지 못한 대처임을 알아야 한다.
아이가 야단맞을 일을 했더라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부모에게 크게 야단맞으면 아이는 반성하기보다는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내 잘못을 감추고 싶어 더욱 반항하게 된다. 그러나 잘못을 저지른 아이를 존중하며 조용히 타이를 때 잘못을 인정하고 옜邇〈?이치를 생각해야한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와 시민단체는 부모와 자식같이 존중하고 아껴서 함께 발전해야 하는 관계임을 역설한 것이다. 시와 지역단체 모두 부모도, 자식도 될 수 있으며 제 3자의 힘을 빌리는 것보다 당사자들끼리 이 문제를 조율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시민의 이름으로 민원이 제출된 것이기에 이번 서명부에 관한 진위여부는 꼭 밝혀내야 한다.
서명을 받을 때는 어떤 이유로 어디에 쓰일 것인지 알고 서명을 받아야하며 한 곳에만 제출해야 하는 것이 원칙, 그래서 기관에 서명부를 제출할 때도 사본이 아닌 원본을 제출해야 하는 것이다. 각기 다른 민원임에도 비슷한 민원이라고 자해석하고 기존 서명부를 복사해 또 이용한 것은 법적인 문제 이전에 도덕성에 따른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흠집을 외부에 알리고 처벌해야하기에는 용인시의 행정력이 아깝다. 그보다 더 많은 일이 산적해 있고, 그보다 더 우선인 행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민을 대표하는 주민단체가 아닌, 타 지역에서 목소리 내지 않는 다수의 시민까지도 대표할 수 있는 진정한 시민단체, 정직한 시민단체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