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학교 송전노인대학…
6·25참상을 몸으로 겪으며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제대로 된 교육은 받지 못한 채 어느 새 소외계층으로 전락, 인생의 뒤안길에 서 있는 사람들….
여가선용을 즐길 만한 공간은 경로당. 이 곳에는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겪어온 노인들이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쏟아지는 정보사회, 뒤안길로 사라지기에는 열정과 한이 솟구쳐 오른다.
목요일 오전 10시, 장수관광, 명문컴퓨터학원, 맑은소리음악학원, 오강학원 등 갖은 개성을 담고 있는 차량들에서 노인들이 쏟아져 내린다. 미소를 머금은 환한 얼굴, 반가움에 서로를 보다듬으며 교실로 들어선다.
300여명의 노인들이 대강당을 가득 채워나간다. 60세에서부터 90세에 이르는 노인들은 강사의 노래와 율동에 맞춰 함께 어우러져 웃음이 강당 가득 넘쳐난다.
사랑의 학교 송전노인대학! 이동면 송전리에 위치한 송전교회가 운영하는 곳이다.
한글학과, 미술학과, 음악학과, 실버댄스학과, 영어학과, 컴퓨터학과, 한문학과, 종교음악과 등 8개학과 11개반에서 자신들의 못다 이룬 만학의 꿈을 펼치고 있는 황혼의 학생들….
이들 황혼의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데는 이동면사무소, 사립학원, 교장, 교사 등 지역면민 모두가 자원봉사자를 자청, 학원들은 차량과 교재를 교장과 교사는 교수로 송전의원, 동서의원, 부전약국, 고려약국 등은 무료진료 및 처방전을 할인해 주는 등 사랑의 집합체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졸업반입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빠진 적이 없어요. 원했던 공부였습니다.”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강금용(62·노루실)씨는 노인대학의 회장을 맡고 있다.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교육, 또 자식들 뒷바라지로 언제나 조연자리를 자처한 노인들은 노인대학에 나옴으로서 주연이 된다. 이들이 졸업하면 평생교육원으로 자동 진학, 꿈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노인분들의 반응이 너무 좋습니다. 양지, 원삼, 백암, 심지어 수지지역에서도 이곳까지 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송전노인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박만규목사는 노인대학을 만들기까지 4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종교에 따른 거부감으로 배움의 기회를 혹시나 놓칠까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독거노인들을 돌보면서 노인대학으로 이끌어 냈다.
“이분이 목사님인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교회에 나와서도 감을 못 잡았어요. 사람들을 통해서 그제야 ‘아하 그랬구나’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도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말을 하지 않아요. 목사님맞나 오히려 의심이 간다니까요?” 노인대학 수강생들의 말에 “하나님을 믿으면 좋은거죠.” 그제야 박목사는 미소를 띄우며 화답을 한다. “홍진크라운, 수도권리사이클링, IDS 등 지역내 기업체와 봉사의 손길을 아끼지 않는 지역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랑의 학교 송전노인대학! 그러나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교통문제. 송전리 학원차량들이 이들의 교통수단을 대신하고 있지만 멀리서도 찾아오는 발걸음이 점점 늘어 가고 있어 이들의 운송을 책임지기에는 한계에 도달한다.
궁여지책으로 경기여객회사에 “강의가 있는 목요일 하루만 노인대학 학생증 제출자에 한해 무료로 태워줄 수 없느냐”는 사정을 해 봤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아 고민에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