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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시집 2-아, 입이 없는 것들 / 문학과지성 /2003-06-27

용인신문 기자  2003.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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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신에 대한 궁극적인 모멸로 생에 복수

시를 쓸 때 곤혹스럽던 것이 ‘시인의 말’을 쓸 때면 곤혹의 지지부진조차 곤혹스러워진다. 독자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 시집에 실린 125편의 명편들을 읽어나가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공감하게 된다. 이성복은 “이 길은 돌아나올 수 없는 길”이라면서 “어서 시의 독이 온몸에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크라테스는 햄록을 마시고 그 독이 온몸에 퍼지는 동안 젊은 영혼을 구하려 했다. 이번 시집은 그가 문학과지성사에서 23년 동안 여섯 번째 내는 시집이다. 이성복은 드디어 자기 자신에 대해 (그토록 어렵다는) 궁극적인 모멸에 도달하였다.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어 생에 복수하고 싶은” 모든 분들께 무조건 이 시집을 장만하시라고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