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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아름다움에 흠뻑 젖은 산악인들

용인신문 기자  2003.07.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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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 용구산악회 / 내린천 레프팅

■15년 역사의 용구산악회
산과 강과 바다가 유혹하는 여름이다. 용구산악회 7월 정기행사로 여름을 즐기는 내린천 레프팅으로 정했다. 5년째 계속된 여름행사에 레프팅을 해서 그런지 회원들은 익숙해 보였다. 내린천은 오대산 북쪽에서 발원하여 인제군 상남면과 기린면을 통해 고사리를 지나 합강점에서 설악산 물과 만나는 길고 깊은 하천으로 소양강의 상류다.
용구산악회는 88년 4월 13일 대둔산 산행을 시작으로 창립한 모임이다. 용인산악회에서 갈려나와 초대 유건석, 2대 김흥규, 3대 이제학, 4대 김정연, 5대 김태홍 그리고 6대 기동렬회장이 차례로 맡아 일을 보고 있는 15년 역사의 산악회다.
용구산악회에서 갈려나간 산악회로 무촌, 처인성, 하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등 많은 동호인 모임이 있고 용구산악회에서 다진 산기술을 용인의 산악회에 접목시킨 맞형같은 산악회다. 일찌기 한국에 유명한 설악산의 용아장성, 공룡능선, 화채릉, 서북릉, 거기에 지리종주, 덕유종주 등 국내산을 섭렵하고 대만 옥산(3952M) 등 해외 등정도 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산악회다. 96년에는 경기도 도지사상을 수상할 정도로 경기도에서도 앞서가는 산악회로 기동렬회장을 중심으로 탄탄한 산악경험과 심신단련을 통해 회원 상호간의 우의를 증진하는 모습은 매우 보기에 좋다. 창립회원인 기회장은 전통과 실력으로 명실상부한 용인 최고의 산악회로 이끌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홉개꼬리 골짜기에서의 밤
7월 19일 오후3시 산업도로 육교옆으로 회원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모여들었다. 꽉찬 배낭에 레프팅에 맞는 샌달을 신고 속속 자리에 앉는다. 3시 30분 전세버스는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구미여우골로 향해 출발했다. 장맛비가 부슬부슬 이어지는 초여름. 레프팅을 기대하는 열기까지 더해 더욱 후덥지근한 버스는 비를 뚫고 레프팅장소로 내달린다.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로 시작한 기동렬 회장의 인사는 이육사의 청포도를 떠올리듯한 멋진 인사로 “역시 회장님”이란 탄성이 나오게끔 시원스럽다. 상남면 우체국을 지나 계곡을 들어서니 구미골 야영장이 나타난다. 큰 민박집인 셈이다. 숙소앞 숲속까지 원두막 같은 마루방이 4개가 있고 그 뒤로 강원도의 자랑인 옥수(玉水)가 흘러 하루나기엔 주위 환경이 매우 좋은 듯 싶어 구미여우골 아홉개의 꼬리달린 여우골짜기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원두막에서 저녁 식사와 반주가 곁들여진 파티가 시작됐다. 전에는 캠프화이어에 폭죽도 쏘며 매우 커다란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올해는 산속이고 환경을 생각해 조촐하게 행사를 마련했다고 한다. 의정부부대찌개 황사장이 냇가에서 신선한 물고기를 잡아와 꺽치는 횟감으로 먹고 나머지는 매운탕이나 천렵국을 끓이니 금상첨화가 아니라 반상첨어다.
술과 어둠에 젖어들며 하나 둘 취침을 위해 흩어지고 결국 밤샘하는 주당만 남기고 구미호에 홀려보기로 했다. 새벽 5시 벌써 아침을 여는 친구들이 있다.

■4시간 가는줄 모르는 레프팅
9시에 버스로 레프팅을 하는 곳으로 향했다. 어제까지 내린 비로 레프팅을 상류에서 할 수 있어 좋단다. 상남면 소재지를 지나 내린천 중류인 현리근처 궁동 유원지에 도착했다.
약간의 맨손체조에 헬멧을 쓰고 구명조끼를 입고나니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한무리의 레프팅선수가 돼 버렸다. 비 때문에 물은 조금 흐렸지만 물온도는 여전히 차가왔다. 모두 물속에 빠지는 워밍업을 하고 8인 1조로 보트에 올라 레프팅이 시작되었다. 급물살속에 노젓는 것은 어린이와 여자들에게는 벅찰 것 같다. 물살 없는 곳에서 빠져 수영도 했고 보트끼리 만나면 좃恝紙?했다. 4시간에 걸친 레프팅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류인 고사리에 도착했다. 사진찍는 곳, 냉수목욕하는 곳을 지나 마지막 물속에서 로링을하며 레프팅을 끝냈다. 끝지점은 고사리 유원지와 더아래에 있는 피아시 유원지 두군데이고 샤워장이 있다. 그런데 맨뒤에 오던 회장이 탄 보트가 마지막 물살에 뒤집혔다. 가이드가 뒤집힌 보드를 정상으로 뒤집고 나니 8명이 보트에 겨우 매달렸다.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또 먼저 도착한 가이드 들이 쏜살같이 뒤집힌 보트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은 정말 인명구조란 것이 몸에 밴 듯했다. 경력 7년을 지닌 이용석씨외 20명이 인제레프팅의 가이드로 안전을 책임지고 있어 든든한 생각이 들었다.
점심은 인제시내에서 비빔밥을 준비했다. 뒤집힌 보트에 탔던 사람들은 물을 많이 먹었을 터인데 점심한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물놀이는 배가 고파지는 법인가보다.
기동렬회장, 이기남, 이예용부회장, 박상국총무, 정지회 부총무에게 어려운 행사를 사고없이 마친데 감사하며 인제군 합강정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모습을 보며 오늘 하루의 더위를 날려 보낸다. <이제학 용인의 산수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