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하고 불향 가득한 산
여름이 농익어 세상이 다 느슨해 보인다. 때 없이 내리는 여름비는 그나마 더위를 식혀주어 좋지만 올해내린 비는 게릴라성 폭우로 오히려 더위보다 짜증나게 기승을 부린다.
어느 마을이든 뒷산과 앞산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모두 특별한 이름이 있는 산을 찾긴 쉽지 않다. 그 중 백암면 창말산은 창등뒷산이라는데서 붙여진 이름의 산이다. 또 근삼리 양곡과 양준이에서 근창리 창동과 율곡으로 잇는 고개를 두무재라고 한다. 이 두무재에서 이름 붙여진 두무산이 차등뒷산 창말산이다.
산중턱에 용운사(용인의 산수이야기에는 용문사로 잘못표기 됨)가 있는데 산이 작아서 그런지 산전체가 불향을 느끼게 하는 산이다. 특히 절 뒷편 솔밭의 노송은 용인의 소나무 군락지에서 으뜸으로 평가할 만큼 멋지고 잘 생겼다. 단, 나무아래 잡목이 무성해 솔밭의 기분을 반감시키는 점이 아쉽다.
두무산 등산은 백암면에서 개설해 놓은 조비산-정배산-구봉산-석술암산으로 이어지는 긴 등산로코스를 여유를 가지고 한번쯤 걷는 것이 좋을듯 싶다. 오르는 코스로는 두창리에서 창동입구로 향하면 산쪽으로 시멘트도로가 있다. 용迷?안내판이 있고 그 길로 오르면 용운사로 통한다. 용운사 미륵석상앞으로 등산로가 있고 그곳으로 오르면 작은 묘지위로 능선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정상까지는 50m쯤으로 오르는 사이에 운동기구가 있는 쉼터를 잘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조금 오르면 민둥봉우리의 정상이다.
■솔밭의 운치와 호혈의 명당
정상같지 않은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굽이굽이 굽은 구봉산과 백암들판 그리고 조비산쪽으로 첩첩 접한 산들이 훤이 보인다. 산너머로 내리막길엔 일반끈으로 매어놓은 줄이 이색적으로 보이는 별로 가파르지 않은 하산길로 두무재를 만나게 된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통하는 길은 용운사 뒤 솔밭으로 이어지는 길로 운치가 그만이다.
솔밭사이로 웃지못할 전설이 담긴 고총을 만난다. 양지현감이 묘자리 때문에 도망쳤다는 이야기와 그 명당이 호혈이라 산에와서 성묘를 하면 그 자손이 죽어 멀리 양지에서 두무산을 보고 절을 했다는 전설은 명당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전에 예남유치원에서 능선으로 통하는 길이 있었는데 지금은 숲이 우거져 오를 수 없다.
백암쪽 비두리에서 계곡입구로 논두렁을 따라 두무산으로 가다보면 논속에 샘이 있다. 그러나 마시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계속이어지는 길로 두부산 능선으로 오르면 고개넘어로 창동으로 이어지는 소로지만 잡풀만 있고 인적이 없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작은 산에서 느끼는 편안한 등산이 된다. 갈림길에서 오른쪽길은 용운사로 이어지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용운사 미륵석불앞 등산로가 이어진다. 두무산은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하는 코스로 1∼2시간 쓸 수 있는 느낌좋은 산길이다.
늦여름 못내 아쉬워하는 매미와 쓰르래미의 자연의 소리를 전원교향곡쯤으로 새기며 산을 내려선다.
<이제학/용인의 산수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