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폭력은 짱을 만들고, 무시하면 폭행하고, 복수해야 하는 병든 어른들의 사회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청소년 범죄는 개인의 책임과 처벌을 묻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치안 기관까지 사회 구성원 전체의 공동 책임으로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편집자주>
4명당 1명이 폭력에 노출
지난달 23일 용인 포곡면에서 자신의 방을 청소하지 않고 평소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여중생 3명이 친구를 2시간동안 집단폭행,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관련기사 본보 499호 23면)
지난해 4월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친구가 ‘짱 학생’에게 억울하게 얻어맞은 것에 대신 복수한다는 이유로 그 짱 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을 잘 알고 있다. 그 후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폭력과 집단괴롭힘에 대해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예방대책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학교나 관계기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실제로는 형식적이고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다.
최근 국무총리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전?150개 초.중.고교 1만4천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생 4명당 1명 꼴로 학교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6일 용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월∼6월) 청소년 폭력범죄는 5건에 비해 올 상반기는 14건으로 무려 180%나 증가해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전국적인 청소년범죄 감소율과 대조적이다.
경찰청이 최근 발간한 ‘2003년 경찰백서’에 따르면, 지난 1997년15만3380명이었던 청소년범죄자 수는 계속 줄어들어 2000년 14만3018명, 2001년13만1059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1만5210명까지 줄어들었다.
인구증가에 따라 범죄도 증가
타 시군에 비해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용인경찰서 청소년 담당 관계자는 “출산율저하로 청소년층 인구비율이 줄어들어 전국적으로는 청소년 범죄율이 감소했지만 용인만 봤을때는 급격한 인구유입으로 인한 청소년 인구도 늘어나면서 해마다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3일 삼가동 한 여중생(14)은 전날 한 초등학생(11)이 머리를 잡아당겼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의 집에 찾아가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일이 있었다. 그러나 단순 폭행이라고 해서 그냥 간과해서는 안된다.
말보다 폭력을 앞세우는 학생들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일 수 있다.
경찰관계자는 범행을 저지른 청소년들에 대해 “폭력영상물 등을 모방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되며, 대부분 결손가정에다 중퇴하거나 형편상 다닐 수 없는 학생으로 주변 친구들과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학생은 가정과 학교에서 소속감을 느껴야하는데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한다고 해서 학교에서도 외면하면 청소년은 탈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어린 학생들이 점수 따기 도구로서의 교육을 받고, 말만 앞선 인성 교육과 전인 교육 속에 공부외에 다른 삶의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 교육당국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청소년 범죄예방 프로그램 부족
청소년 범죄 예방의 한 방안으로 중퇴하거나 학교를 못다니는 청소년에게도 학생증대신 청소년증이라도 발급해 학생이 누릴 수 있는 혜택과 보호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전남 함평 경찰서는 지난해 인터넷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편히 상담할 수 있도록 청소년 범죄예방 전용사이트를 개설했고, 또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는 비행청소응?상담한다는 취지로 어머니 봉사대를 발족했다. 그러나 보호관찰소나 법원에서 연결된 보호관찰 판정을 받은 청소년들에 제한돼 있어 에방차원의 상담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용인경찰서는 경찰서 사이트에 학교폭력 전용상담게시판마저 열리지 않아 사실상 상담이 중지된 상태다. 또 몇몇 학교 학생들에게 청소년 범죄예방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일시적인 활동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시민 자체적으로는 범죄예방기구나 어머니 자율방범대 등이 자체적으로 감시, 활동하고 있지만 타 시군과 달리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현실에서 청소년 범죄예방 상담 전용창구나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