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경주 최부자의 지혜

용인신문 기자  2003.10.06 00:00:00

기사프린트

누구나 돈을 벌기를 원한다. 말로는 돈에 깨끗한 척, 초연한 척 관심이 없다고 하나 돈을 마다하는 사람은 없다. 돈을 벌면 그 다음은 자식에게 물려주어서 대대로 부자로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부자는 삼대를 가지 않는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굶어가며 허리끈을 조여가며 벌고, 그 아들은 재산을 지키느라 못쓰고, 손자는 마음껏 써서 탕진하니 하는 말이다.
옛날 당대 천석꾼 부자가 경주 최부자를 찾아갔다. 당대 천석꾼이 자기소개를 하자 최부자는 인사를 받고서 머슴들 방에 가서 기다리라 하고 돌아서니 당대 천석꾼은 할말도 미처 다 못하고 머슴들 방에 가서 기다렸다. 점심 무렵이 지나고 저녁때가 되어도 밥은 커녕 물 한모금도 주지 않고 아무리 기다려도 종무소식이다. ‘실로 매정하고 지독한 부자로다. 이것이 구대째 부자가 되는 비결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것은 너무나 치사하고 사람답지 못하구나’ 하고는 고픈 배를 잡고 밤을 그냥 지낸후 아침에 드디어 최부자에게 화를 폭발한다. “여보시오 최부자, 나도 당당한 당대 천석꾼 부자요. 나를 이리 굶기고 푸대접할려면 어제 아예 문전축객을 해버리지 한수 배울려고 하는데 어찌 개새끼 대접만도 못해주는거요?” 최부자, 윱營탔?그냥 하룻밤 재워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한 줄 아시오. 뭐 밥달라 물달라, 개돼지만도 못한 사람들에게는 줄게 아무 것도 없소. 당신이 당대 천석꾼 부자라고 하는데 사람이 얼마나 지독했으면 당대 천석부자가 되었겠소, 사람노릇하고는 그렇게 벌지 못했을 것이요. 내 말이 사실이요, 아니요 ?” “하기야 손가락질 많이 받으면서 벌었지요, 그러면 당 신은 어떻게 구대부자로서 사람답게 사는게요?” “어찌 내 입으로 말하겠소, 저 주막에 가서 주모를 붙들고 물어보시오. ” 주모, 최부자는 곡식을 천석만 곳간에 들이고 나머지는 땅을 사서 동네 사람들에게 부쳐먹으라 하고 토지세를 싸게 받습니다. 땅은 넓어지고 수확은 천석만 이어집니다. 동네 사람들이 자기논이나 최부자 논이나 마찬가지다 생각하고 ’금년에도 최부자네 논 사게 해 줍소서‘하고 빕니다.” 당대 천석꾼 부자는 최부자네 구대 천석꾼 곧, 이삼백년간 부자로 사는 비결을 듣고는 최부자네 집을 향해 큰절을 한다.
최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실명법시행으로 명의신탁제도를 악용한 변칙 상속·증여가 어려워졌고, 국세청은 금융재산일괄조회를 통하여 금융재산등이 과세누락되는 育?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상속·증여세의 부과제척기간은 신고시 10년, 무신고시·신고누락 재산은 15년이다. 그리고 현재 입법 예고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시행되면 변칙 증여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한 과세가 이루어 질 것이므로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은 더욱 어려워진다. 자식들에게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구대부자인 경주 최부자의 이야기는 오늘날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