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또 다시 영토분쟁과 행정구역 변경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를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인근 수원시나 성남시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용인시민들의 이중적 태도다. 특히 10여 년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용인시는 도시계획 승인 지연 등의 변명만 둘러대고 있으니 행정력 부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용인시는 9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도 일부 주민들이 수원시나 성남시로의 행정구역 편입을 요구해 불란을 겪었다. 또 반쪽 짜리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4년도에는 영덕리 일부가 영통지구로 편입 개발, 수원시로 행정구역까지 이관됐다. 앞서 현재의 수원시 이의동과 원천동, 안성시 일부 땅도 용인에서 넘어갔다. 그때는 관선시대의 중앙집권적 행정시스템이었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하자. 그러나 이젠 지방분권화를 부르짖는 풀뿌리 자치시대다. 그럼에도 타 자치단체와 용인시민들이 일방적 개발계획을 세우거나 행정구역 편입촉구를 운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이기적 발상임에 틀림없다.
집단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죽전동을 비롯한 수지 일부 주민들은 성남시 분당구로 편입을 요구하거나 ‘수지독립시’를 당맨構?외치고 있다. 최근엔 상현동 주민들이 경기도가 추진중인 수원시 이의동 개발에 용인 땅 40여만평의 편입을 촉구, 이를 강력 반대하는 원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으면서 민·민 갈등의 내홍이 진행중이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상현동을 방치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공세적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도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이의동 일대가 개발될 경우 상현동은 민간업자들에 의해 또 다시 난개발을 초래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상현동은 난개발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미로형 도로망과 복지시설 등이 전무한 지역이다. 그렇기에 나머지 땅이라도 체계적인 개발을 하라는 주장은 당연한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파트 값 상승을 노리는 일부 주민들처럼 한탕주의의 기대심리에서 무조건 찬성을 촉구해서는 안된다. 먼저 용인시의 체계적 개발 계획을 촉구하는게 순서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용인시의 대책은 무엇인가. 본지 취재결과 경기도는 용인시 행정구역 조정을 검토·계획한바 없다고 밝혔다. 또 용인시가 상현동 개발계획을 세우면 기꺼이 공동으로 개발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경기도가 용인시를 무시한 월권행위임에 틀림없지만, 광역적인 측면에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먼저 제시하지 못한 용인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제라도 용인시는 긴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는 올 연말까지 이의동 행정신도시 개발계획 승인을 확신하고 있다. 용인시는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대책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으니 ‘관·관, 민·관, 민·민’간의 갈등이 증폭될까 우려스럽다.
100만 시대를 바라보는 용인시가 접경지역에 대한 관리 소홀로 또 다시 영토분쟁을 겪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도시계획이 뒤늦게 수원에서 용인으로 이관됐다지만, 용인시의 장기발전 개발프로젝트가 없었기에 발생한 문제다. 이번 문제는 원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닌 용인의 정체성과 자치행정에 대한 전반적 평가의 계기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