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 자동차가 보이지 않는 거리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 셋이 있으면 일본인은 쉽게 구별이 된다. 그러나 중국인과 한국인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은 섬나라라서 좀 다른지 모르겠다. 이 얘기를 중국인 친구에게 했더니 그도 동의를 했다. 그리고 그는 일본인보다 한국인에게 더 많은 호감을 느낀다고 하며, 이는 자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아마도 그런 감정은 우리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일본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닌가 싶다. 멀지 않은 과거에 일본과 전쟁을 해서 졌고, 일본에게 침략을 당했던 중국이 일본에 대해서 그리 좋지 않은 감정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따라서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족을 못쓰는 일제 상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시아의 어느 나라 아니 서구의 어떤 나라를 가 보아도 거리에 흘러 넘치던 일제 자동차들이 중국의 거리에서는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중국의 유명한 관광지에 가보면 일본인들은 별로 눈에 띠지 않고 한국인들이 ‘빨리빨리’를 외치며 설쳐대고 있었다.
■한국 화장품을 즐겨 쓰는 중국 여성들
한국의 물건이라면 중국 사람들은 매우 좋아한다. 요즘 중국의 젊은이들이 갖고 耉紵求?최고의 인기품인 휴대폰을 비롯하여 화장품, 옷 등의 한국제품은 중국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천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난 중국의 여대생 스잔은 한국 여자들은 다 김희선처럼 예쁘고 피부가 좋으냐고 하며 한국 여자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자들이 피부가 좋은 건 좋은 화장품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아주 예쁜 친구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는 돈이 많아서 화장품은 꼭 한국제를 쓴단다. 그래서 자기도 돈을 많이 벌게 되면 한국 화장품을 사서 쓸 것이라고 한다.
상해에서 우리의 여행을 가이드 했던 중국 아가씨는 시간만 나면 딸아이에게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이 무언지, 머리는 어떻게 염색을 했는지, 청바지랑 옷들은 어디서 사는지, 화장품은 어떤 것을 얼마에 사는지 계속 물었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보통, 아니 싸구려 화장품들이 고급 브랜드로 팔리고 있었으며, 이것들은 원래 아주 돈이 많은 집 여자들이나 사 가던 것인데 요즘에는 돈이 없어도 예뻐지고 싶어하는 젊은 여자들이 기를 쓰고 돈을 모아 이를 사 간다고 한다. 아무튼 중국인들은 한국상품과 한국인들의 세련됨을 무척 부러워하고 있었다.
■ HOT 이름만 듣고도 까무라치는 아이들
중국의 젊은이들은 HOT나 베이비복스, NRG와 같은 가수, 김희선과 안재욱, 채림 등의 탤런트 이름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괴성을 지르고 까무라친다. 아마도 이들을 좋아하는 연령층은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젊은층인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대한 어떤 조사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 조사를 한다면 색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이 아이들은 한국제품을 무조건 선호하며, 한국의 유행을 쫒으려고 노력하고, 한국을 꼭 가보고 싶은 나라로 꼽는다. 젊은층 중에서도 특히 여자들이 한국을 동경하고 있었다.
우리가 묵던 호텔의 지하매장에서 일을 하는 중국아가씨는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탤런트 채림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 때 중국의 TV에서 채림이 주연으로 나오는 연속극을 방영하고 있었는데 자기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그 시간에는 꼭 TV를 본다고 한다.
이와 같이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불고 있는 ‘한류(韓流)’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도도한 흐름으로 계속 이어질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ㆍ중교류에 상당한 영향을 미낡?있는 것임은 분명하다. 앞으로의 한ㆍ중관계에서 우리가 그들에게 보다 당당해 보이고, 무엇보다도 거대한 중국시장을 생각할 때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
그러나 전반적으로 중국인들이 한국을 좋아한다고 보면 오산이다. 표현은 않지만 일반인들은 역사적으로 오랜 동안 자기네 나라에 조공을 바치던 나라라고 비하하고 있으며, 시골에서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얼마 전 북경의 유수한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별 호감도 조사에서 한국은 13개국 중 10위였다. 유학을 가고 싶은 나라로는 10위였으며,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는 13위로 맨 꼴찌였다.
한국을 여행한 중국 사람들은 한국에 와 보고 어떤 느낌을 받을까? 필자는 용인 애버랜드에 소재하고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외국 관광객을 위한 외국어 통역안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몇 년 전까지는 일본인이 주로 오더니 요즘은 중국인이 제일 많이 온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중국계까지 합치면 아마 80%는 되는가 보다.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로도 중국인은 일본인과 함께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