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추운 날씨에 찾아간 유방동의 20여평 남짓한 지하연립에는 갈곳 없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공간이 있다. 포곡면 영문리에서 20여명의 교인들과 함께 ‘새롬 교회’를 운영하는 이훈식 목사.
그는 몇 년전 한국CLC 용인이주노동자센터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것이 인연이 돼 지난해 9월 갈곳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단기숙소인 ‘용인 이주노동자 쉼터’를 마련했다.
정작 이 목사 자신도 잠바를 벗으면 추워 앉아 있을 수 없는 작은 집에서 생활하지만 일자리를 잃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안타까워 이들의 임시처소를 만든것.
이 목사는 가장 행복할 때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얻어 새로운 곳으로 떠날 때”라고 한다.
이날도 몽고인 7명만 남고 러시아인 부부와 터키인 한명이 공장에 취직이 되어 나갔다며 연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쉼터는 현재 후원금에만 의존하고있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름 없이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집안 곳곳에 온정이 베어있다.
최근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자주 언급되면서 교회나 자선단체에서 불법 체류자 및 이주 노동자들의 정착을 도와주고 직업을 소개하는 등 도움의 손길이 많이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경제적인 어려움과 후원자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고 시의 예산지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도움을 호소할 곳도 마땅치 않다.
이 목사와 쉼터에서 가장 오래 생활하고 있는 제기(여·43)는 “지금까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몽고, 러시아, 우즈벡. 태국, 이란 등 30여명의 노동자들이 지나쳐 가는 동안 재미있고 좋은 추억들이 많았지만 작은 갈등이나 황당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중“얼마전 한 이란 노동자가 아직 일자리가 없어 갈곳이 생길 때까지만 머물고 가겠다 해서 받아주었는데 우리가 없는 틈을 타서 이불과 생필품을 다 들고 나가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때 인도네시아 여자 2명이 찾아왔지만 남자들과 함께 방을 쓸 수 없어 그냥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외국인 여성 노동자를 위한 전용 숙소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태국 노동자가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세 개가 절단된 후 월급도 받지 못한 채 쫒겨 난 적이 있다”면서 “노동자들 중에 산재를 당해도 아무 보상도 해주지 않아 그냥 고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는 시가 나서서 꼭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현재 쉼터에서 머물고 있는 알타이(남·42)는 “한국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이어서 그런지 고용을 꺼려한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자신이 있어도 갈곳 없는 설움을 표현했다.
이 목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한번 도와주고 끝나는 인심이 아니라 매달 후원금 5000원이라도 꾸준히 보내주는 따뜻한 관심. 큰 것이 아니더라도 함께 나눠주고 살펴 보아주는 손길이 가장 절실하다”라 말하고 주변의 편견 없는 따뜻한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후원문의: 019-358-9517 쉼터:유방동 설화빌라 103동 B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