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불황, 그러나 튼튼한 잠재력
최근들어 국내에서는 ‘우리 경제가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 불황은 이미 10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오죽했으면 일본은 지난 90년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다.
실제 일본의 연평균 실질 성장률은 지난 90년대 들어 평균 1%에 머물렀다. 2002년 1만9000여개의 기업이 쓰러졌으며 2001년도에도 2만여개 이상이 도산했다.
실업율은 5.4%에 이르렀고 금융기관들은 위기에 처해 공적 자금만 18조엔이 투입됐지만 금융위기는 여전한 실정이다. 현상만 놓고 본다면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건재하다. 일본의 대외 경상수지는 매년 1000억달러에서 1500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4월말 기준으로 4962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무엇이 일본을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이처럼 튼튼하게 지탱해주고 있는 것일까.
그 열쇠는 일본 기업들의 튼튼한 경쟁력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장기불황 탈출 징후가 곳곳에서 엿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에 따르면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蔥?올 설비투자 계획이 작년에 비해 6.7%가 돌아섰다. 이는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중 제조업은 17.1%, 비제조업은 1.5% 증가해 제조업의 설비 투자 계획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 변화에는 변화로 대응하며 적응
일본 경제가 어려움을 견디며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키워온 결과기도 하다.
일본의 중소기업정책의 기본 목표는 ‘중소기업의 다양성과 동태적 적응성의 활성화’다.
일본의 중소기업 정책은 1963년 제정된 ‘중소기업 기본법’에서 출발한다. 이 법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제약에 의한 불리함의 시정, 생산성 향상, 거래조건의 시정에 의한 중소기업의 발전과 종사자의 경제, 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정책의 하나로 형성돼 발전해온 일본의 중소기업정책은 1950년대 중소기업 지원정책에서 출발해 60년대 중소기업 고도화 및 근대화정책, 70년대 중소기업 지식집약화 및 기술집약화, 80년대 중소기업의 창의적 지식집약화·경영자원 충실화 및 경영기반 강화에 의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90년대 들어서는 국제화와 정보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변화와 적응, 그리고 체질강화를 위한 정책들이 선보였다.
장기 불황으로 대변되는 90년대 중반인 1995년 10월 일본은 10년 한시로 ‘중소기업의 창조적 사업 활동 촉진에 관한 조치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중소기업의 창업 및 연구 개발을 지원해 중소기업의 창조적 사업활동과 새로운 사업분야의 개척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 법에 적용을 받는 기업은 사업용 설비에 대해 7%의 세액공제와 30%의 특별상각 등 조세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지난 99년에는 36년간 유지되던 ‘중소기업 기본법’을 개정하면서 그동안 규모 확대에 치중하던 정책에서 벗어나 생산과 설비의 합리화를 통한 개별 중소기업의 역할 강화로 정책방향을 변경했다.
여기에는 창업을 활성화하고 벤처를 육성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학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대학벤처는 지난 2000년 128개사에서 지난해 3월 300개사를 넘었다. 그리고 지난해 2월부터 한시적으로 중소 및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허용했던 ‘자금 1억엔 창업’을 같은해 6월 30일부터 전면 허용하는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경제활력 되찾기 창업지원 박차
일본의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는 정책 수립과 지원시책을 총괄하는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고도화 사업지원과 도산방지 공제제도 등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청 산하의 중소기업사업단, 그리고 중소기업에 직접 창업자금 등을 지원하는 지방정부 및 지방공공단체가 있다. 이들은 중소기업의 활성화라는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다.
금융기관으로는 중소기업에 시설 및 장기운전자금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금융공고, 개인사업자 등 영세기업에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국민금융공고, 중소기업의 신용보증을 지원하는 신용보증협회, 신용보험을 지원하는 중소기업신용보험공고, 중소기업관련 각종 단체에 자금을 지원해 중소기업 조직화 추진에 공헌을 하고 있는 상공조합중앙금고, 환경위생시설 근대화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환경위생금융공고, 자본공급과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중소기업투자육성 주식회사 등이 있다.
또 민간기관으로는 각종 중소기업관련 단체의 중앙조직으로 중소기업현안과 관련된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소기업단체 중앙회, 중소기업임직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대학교,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일본상공회의소와 묽뭘箚廢맙??등이 있다.
일본의 주요 중소기업정책으로는 중소기업의 근대화 및 고도화 정책, 경영안정 정책, 사업활동불리 보정 정책, 소규모 기업 대책 등이 있다. 최근에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소기업의 자조노력 지원에 특히 노력하고 있으며 소영세기업에 대한 특별한 지원대책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이코노미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