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는 어느 지방자치단체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연환경이 빼어나고 거기에다 여러 가지 좋은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학이 열 개가 넘고, 골프장이 20여개가 있으며, 세계적인 관광·문화자원인 에버랜드와 한국 민속촌이 있는가 하면,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반도체공장 등 교육, 문화, 산업 등의 모든 부문에서 부러울 것이 없는 지역이다.
어디 그 뿐인가? 여기에서 걷히는 세수는 용인시 재정자립도를 전국적으로 최상위 그룹에 속하도록 뒷받침 해주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 개발이라는 명분아래 무분별한 난 개발로 천혜의 자연환경이 마구잡이로 파괴되고 있으며, 귀중한 문화유산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하고,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이 가중되는 등 각종 부작용과 크고 작은 문제점이 용인을 불치병 환자로 만들어 가고 있다.
거대한 수도 서울의 개발압력에 의해 서울주변지역이 개발되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그 중 휴전선과 가까워 개발 행위가 유보된 북쪽을 비롯하여, 수도권의 상수원이 위치하여 상수보호구역으로 개발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는 서쪽이나 그 외 기개발지역이 있는 곳 등을 제외할 때 용인은 누가 보아도 이를 수용해야 할 최적의 후보지이다. 이에 의한 개발은 국가적으로 도시 주택난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지역에 막대한 세수를 올려주는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개발된 이들 지역은 자연훼손은 말할 것도 없이, 도시기반 시설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수지·기흥·구성 등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루어진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기본적인 행정서비스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굴지의 민속박물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민속촌주변에는 현재 20층이 넘는 최고층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많은 아파트들이 건설될 예정이다. 그리고 크고 작은 문화유산들이 소리 없이 파괴되고 자취를 감추는 예가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참으로 답답하고 일은 시민들이 이러한 사실들을 뻔히 알고 또한 보고 있으면서도 별 말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민속촌의 위기를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한국민속촌에서는 얘기조차 꺼내지 않고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
시민들이 주인정신을 되찾아 스肩?시민의 권리를 찾아야만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가 제 길을 갈 수 있는 것이다.
난 개발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첫째, 장기적인 종합개발계획이 필요하다 국토종합개발계획·수도권정비계획 등 상위 관련계획을 수용하되 지역의 여건을 최대한 고려하여 친환경적인 개발을 도모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도 종합적인 안목에서 커다란 원칙들을 세우고 그 안에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파트건설 등 개별적인 사업승인을 남발해서는 안된다.
둘째, 지역 통합적인 개발정책이 필요하다. 수지·기흥 등을 수원시가 도시계획구역에 포함시키고 편입시키려는 것은 용인시가 용인을 모 도시로 하는 지역 통합적인 도시계획을 제대로 수립·시행치 못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 또한 이들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도시시설 계획이 뒤따르지 못한다면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도 저쪽으로 가고 싶어 할 수도 있다.
셋째, 소신 있는 준 농림지역 정책이 필요하다
하자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 인허가를 남발해 주는 정책은 계획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얼마 전 도내 타 지자체에서는 소신을 갖고 하자 없는 러브호텔 신축 신청을 반려하여 법정에까지 갔 나 끝내 승소하였다.
러브호텔이나 고층아파트 보다는 환경피해가 적은 산업시설이나 다양한 주택단지 등을 유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필요하다. 21세기에 각광받을 수 있는 산업은 관광·문화·정보통신 등이다.
이들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물리적 개발만이 최선이었던 개발지상주의를 탈피해야 한다. 우리 나라의 국책연구기관인 국토개발연구원이 얼마 전 그 명칭을 국토연구원으로 바꾼 점은 음미해 볼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