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노는 게 더 좋아졌어요. 친구들이 우리집에 오고 싶어 해서 데리고 와서 놀아요”
박지선(15)·지은(13)·찬호(12)·찬혁(11)·찬희(10)·찬현(10)·찬성(8)이 7남매는 이제 더 이상 춥고 어두운 반지하 집에 들어가기 싫어 밖을 헤매지 않아도 된다.
‘지선이네 7남매 러브하우스’가 지난 1월 완공된 데 이어 지난 12일자로 7남매 아빠 박태서(41)씨 앞으로 등기 필증을 받고 드디어 ‘문패’를 달았다.
경매에 넘어갈 뻔한 고비를 넘기며 가까스로 지켜낸 집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하늘로 보낸 어머니와의 추억이 묻어있는 곳이다.
‘7남매 러브하우스’가 만들어지기까지는 7남매의 소식이 본지를 통해 수차례 보도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2000여 만원의 성금이 모아졌으며 MBC 프로그램 ‘러브하우스’ 제작진도 여기에 나서게 된 것이다.
TV에서처럼 뚝딱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창하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제작진이 특히 곤욕을 치른 집이 이곳이다.
경매로 묶여있는 집이 수리 자격 대상이 안된다고 포기할 법도 한 데 이들은 낙찰받을 때까지 기다렸다. 또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이 곳 유림동 연립단지 일대에 도시가스를 끌어왔다. 특히 제작진들은 7남매와 허리가 불편한 아버지까지 8명의 대가족을 위한 공간구성을 하기에도 18평의 연립조건이 여간 힘든 게 아니라고 회고했다.
이번 러브하우스는 단순히 TV제작진만의 공사로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이곳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낙찰자금을 마련해보겠다고 일일찻집을 여는 등 팔방으로 뛰어다닌 성산봉사회(회장 허순행)와 좋은 집을 짓는 데 보태달라며 1000만원을 기탁한 동일토건 고재일 대표이사, 10여년동안 엄마처럼 보살피고 있는 해맑은 어린이집 윤미화 원장, 그리고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들이 모은 사랑의 결정체여서 더욱 빛난 ‘작품’인 것이다.
요즘 7남매 아버지 박태서(41)씨는 “요새는 아이들이 아예 친구들을 데리고 와 집에서만 놀아서 시끌벅적하다”고 행복한 넋두리를 한다. “우리를 도와준 분들에게는 차마 감사하다는 말만 하기에는 미안하다”며 “열심히 살면서 부족하지만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하는 박씨는 오늘도 허리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작업장에서 땀을 닦고 있다.
집안 일과 동생들 숙제 지도까지 엄마 역할을 모두 해내고 있는 장녀인 지선이는 “매일같이 동생들을 찾으러 놀이터나 슈퍼 앞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집에 일찍 들어와서 기쁘다”며 활짝 웃는다. “솔직히 제가 더 기쁜건요. 따뜻한 물이 나와 동생들도 설거지를 잘해 제가 편하거든요” 라고 귀엣말로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