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정가가 심상찮은 냉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제17대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현역 의원의 돈봉투 사건이 언론보도 직후 거센 비판여론에 밀려 후보를 사퇴하는 등 열린우리당(용인갑)이 뜻밖의 암초에 걸려 침몰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선거전이 초반부터 물고 물리기식의 혼탁선거 양상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자신의 부인이 보훈단체에 돈봉투를 돌려 선거법 위반혐의로 적발된 열린우리당의 남궁석(용인갑)의원. 그는 물의를 빚은 것에 모든 책임을 지고 전격 총선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 공천이 확정된 현역 의원중에 처음 중도하차한 사례다.
남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부인과 동행한 운동원이 ‘시의 예산삭감으로 살림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보훈3단체(전몰군경미망인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의 호소를 듣고, 평상시 방문 때와 같이 일금 10만원씩의 격려금을 주고 돌아선 것이 ‘선거기간 중에는 어떠한 기부행위도 금지한다’는 선거법에 저촉됐다”며“썩은 관행을 뿌리 뽑고 새로운 정치를 펼치자는 열린우리당의 이념을 준수하고, 국민의 높아진 도덕성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국회의원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앞서 용인선관위는 남궁 의원의 부인 이아무개(62)씨가 지난달 23일 보훈회관을 찾아가 단체 대표 등에게 10만원이 든 봉투 3개 등 총 3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지난 1일 수원지검에 고발하면서 이 사건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경기도선관위는 총선과 관련돼 돈을 받은 유권자가 자진 신고한 첫 사례로, 신고자 3명에게는 신고한 금액의 50배인 500만원씩 모두 150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에 용인시민들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격려와 질책이 엇갈렸으나 후보사퇴라는 극약 처방에 대해서는 동정론으로 비화돼 각종 인터넷 매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일 현재 검찰이 직접 조사에 나서자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확대당직자회의를 통해 “이번 돈봉투 사건은 남궁 의원의 명예와 총선 승리를 위해서 빨리 진상조사단을 꾸려 항간의 의혹을 풀어야 한다”며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이에 한나라당을 비롯한 지역정가는 조용히 관망하는 분위기지만, 역풍의 우려속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날 용인갑지구당 확대당직자회의에서는 남궁 의원을 이어 출마할 후보들에 대한 면접과 심사가 있었다. 그러나 10여명의 후보들이 난립, 후보 자격론에 대한 논란 끝에 중앙당 공천 심사위로 넘겨졌다. 이날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의 분위기는 후보가 확정된다 해도 상당한 진통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