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택지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보상가를 더 받기 위한 억지가 아닙니다. 힘있고 돈있는 기업체가 소유한 토지는 모두 존치시켜주는 반면 저항할 힘조차 없는 지역주민들의 토지는 일방적으로 헐값에 수용하려는 형평성없는 토지개발 정책에 대한 반발입니다". 칠순의 노고에도 깨끗한 양복을 차려입고 매일같이 죽전지구 택지개발 반대투쟁위원회 사무실에 출근하는 장아무개옹(70·죽전리).
장옹은 한때 분당 구미동에서 1만여평 가까운 토지를 소유한 알아주는 땅부자였다. 그러나 지난 80년대 분당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는 시세에 턱없이 모자라는 가격으로 고스란히 택지지구에 수용돼 버렸다.
이후 장옹은 구미동에서 가까운 수지지역으로 터전을 옮겼지만 공교롭게도 이사한 곳이 수지2지구택지개발지구로 수용돼 버렸고 또다시 자리를 옮긴 곳이 바로 죽전리였다. 그러나 이곳마저 택지지구로 지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에게 남겨진 재산은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과 아들에게 넘겨준 400여평을 포함한 900여평의 토지가 고작이다. 택지지구 지정 이전만 해도 이땅은 평당 400만원을 호가했고 건설업체의 매각권유에도 건물을 지어 노년에 대비하려는 생각에 팔지않은 금싸라기 땅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출을 받기위해 은행을 찾았을 때 책정된 담보가치는 평당 42만원에 불과했다. 공시지가 130여만원의 1/3도 되지않는 금액이었다. 정옹은 그러나 자신이 택지개발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렸던 6.25참전 경험담까지 언급하며 단순히 보상가 문제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전체 예정부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기업체의 토지는 개발부담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존치시키면서 얼마되지않는 짜투리 땅을 소유한 주민들의 토지 수용에는 혈안이 돼있는 토공의 형평성없는 수용정책에 대한 반대라는 것이다.
"주민들 소유의 땅도 개발부담금을 낼테니 존치시켜 달라"는 장옹의 이유있는 항변은 지금의 택지개발 정책의 허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