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고 땅을 사면 더 이상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지 못할 것 같아 사지 않습니다”
점점 자신의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해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세대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전도사 유수봉 옹(67·농장 운영).
경안천 변 술막 다리 아래에는 자그마한 무료 급식소에는 커다란 냄비에서 맛있는 된장국 냄새가 풍겨져 나오고 하얗게 김을 내뿜는 따뜻한 밥이 마련되어있다.
어느 부잣집 밥상 부럽지 않게 맛깔스러운 김치며 매꼼하게 볶아낸 제육볶음, 봄 냄새가 물씬 나는 나물까지 모두 유 옹이 자비로 마련한 사랑의 밥상이다.
유 옹은 현재 하남시 풍산동에서 비닐하우스를 운영하며 신장 시장에서 채소를 팔고 있다.
자신은 월세도 아까워 비닐하우스에서 먹고 생활하지만 하루에 쌀 10가마니를 이웃에게 퍼다주는 것은 아끼지 않는다.
용인과 광주, 안성에서 하루에 1000여명의 독거노인과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유 옹은 "지금 광주, 용인, 안성은 잔치집"이라며 즐거워한다.
하루에 100만원 이상씩 들어가는 식비를 어떻게 감당할까 물으니 "내 하루에 200만원의 채소를 파는데 그게 일년이면 6억이 아니냐"며 "그 돈이면 아직까지는 충분 다"고 말한다.
"젊었을 때는 다른 사람들처럼 집도 사고 땅도 사고 내 재산 불리기에 정신이 없었다"며 "어느날 사업이 망하면서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사람이 되니 가난한 사람들이 보였다"고 회고하는 유 옹은 67세의 나이가 의심스러울 만치 힘과 의욕이 넘친다.
"난 그저 보여주기 위해 왔다갔다하며 밥상을 나르는 게 아니다"며 "이일은 내가 15년간 꾸준히 해온 일이고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해 기부하는 도움은 절대 필요 없다"고 힘있게 말한다.
이어 "내돈이 나라 돈이고 나라 돈이 내돈 아니냐"며 "작은 돈이라도 받아 도움의 뜻이 왜곡되는 것은 바라지 않기에 일체 금전적인 도움은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도움이란 정말 내 살까지 다 깎아내어 주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이제 내가 먼저 도와주는 문화로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유 옹은 "자기 것은 차곡히 다 쌓아놓고 남는 것을 주는 것은 도움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다"며 "우리나라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복 받을만한 일을 하고 복을 달라 해야 하는데 복을 주면 그 다음에 하겠다고 하니 문제"라고 꼬집었다.
얼마 전 급식에 대한 홍보가 안된 것 같아 시에 플랜카드를 제작. 부탁했다던 유 옹은 "시 관계자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점심값 밖에 되지 않는 홍보용 플랜카드를 제작비가 없다며 거절했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회고했다.
유 옹은 "광주는 재료만 가져다 주면 그곳의 자원 봉사자 분들이 음식 만드는 것을 도와주신다"며 "용인시에서도 많은 자원 봉사자들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해 더 많은 분들이 따뜻한 밥을 드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내 소유인 집을 사고 땅을 사면 더 이상 남을 도울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집니다. 그렇게 되는 것이 싫어 저는 저의 것은 하나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마지막 말을 남기며 유옹은 다음 급식 예정지인 안성으로 급히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