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자 격앙된 시민들과 대학생 단체,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교수집단 등 사회 각계에서 탄핵 가결에 강하게 항의하며 집회를 주도하거나 시국선언을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탄핵 사태를 비난하는 글들로 인터넷이 폭주하고 있는 것과 별도로, 오프라인에서도 학생과 시민들이 항의 집회를 주도하는 것을 보며 제2의 `$$`6월항쟁`$$`이 오는 것 아니냐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인 이날 오후 2시부터 전국 곳곳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집회가 시작됐다. 집회는 밤까지 이어져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 시작되는 저녁 6시∼7시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서울에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방 국민은행 앞에서 6시부터 항의 집회가 열리고 있고, 창원 정우상가 앞, 마산 창동 네거리, 부산 서면 등지에서도 시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대전(동방마트 앞), 경주(KT 네거리), 울산(삼산 현대백화점 앞), 구미(구미역), 목포(목포역 광장), 청주(귀빈예식장 근처), 전주(객사 앞), 광주(도청 앞), 대구(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등 전국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도 국민들이 탄핵안 가결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참여연대, 민중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246개 시민단체들은 이날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탄핵안을 가결시킨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성명에서 "오로지 자신들의 정략적 이해만을 쫓아 국민배반의 의회쿠데타를 감행한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소속 국회의원들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들이 더 이상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음을 선언한다"며 "이 시간 이후 의회쿠데타를 저지하고 우리의 피땀으로 일궈온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에 돌입할 것이며 민주주의에 도전하고 있는 수구기득권세력의 청산을 위한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246개 시민단체, 13일 비상시국회의·15일 전국대표자회의 개최
246개 시민단체 연합은 13일 오전 11시 비상시국회의를 연 뒤 15일에는 전국대표자회의를 개최해 범국민적 저항운동의 방안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학생단체의 항의 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대학생총연합회(한총련)도 비상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전국의 학생과 국민들에게 집회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연합(남총련) 소속 대학생들은 이날 오후 광주시내 일대에서 선전전과 촛불집회를 열어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비난하는 등 오늘 오후 지역별로 탄핵안 처리를 비판하는 반대 집회를 가질 예정이었던 지방대학총학생회들은 탄핵안이 가결되자 규탄 집회로 성격을 전환했다.
한총련은 이날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이번 탄핵안 통과는 단순히 노무현 개인의 거취 문제가 아니라 이 땅의 민주주의 진전과 새 정치 실현의 역사를 후퇴시킨 중대한 정치적 범죄행위로써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향해 "정국 장악음모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민의를 배반하고 온 나라를 고통에 빠뜨리고 있는 16대 국회는 즉각 해산하라"며 학생들과 일반 국민에게 "민의를 배반한 16대 국회를 조기에 해산시키고, 정치쿠데타를 자행한 낡은 정치세력을 국민의 힘으로 심판해 17대 국회에서 새 정치를 실현하자"고 당부했다.
노동계와 종교계, 교수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기독교고회협의회(KNCC),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총회),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도 이날 성명을 내 탄핵 사태를 비판했고, 전남대, 조선대, 광주대 등 광주·전남 지역 대학교수 92명 역시 이날 "대통령 탄핵 추진은 불법 대선자금 등으로 바닥으로 떨어진 지지도를 만회하려는 야합의 결과"라며 "시민단체와 연대해 정치권을 심판하겠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246개 시민단체 공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 전문.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에 의해 결국 대통령탄핵이 가결되었다. 국민의 의사도 국가의 안위도 전혀 안중에 없는 두 정당은 오로지 머릿수만을 앞세워 백주대낮에 국민배반의 쿠데타를 감행했다. 국민적 명분도 정당성도 갖추지 못한 이들의 폭거는 삽시간에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으며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오로지 자신들의 정략적 이해만을 쫓아 국민배반의 의회쿠데타를 감행한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소속 국회의원들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들이 더 이상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음을 선언한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 위헌적인 탄핵소추안에 대해서 신속하게 결정함으로써 국가?혼란을 조기에 종식시켜야 한다. 이 사안은 법률적으로 매우 단순하며 헌법재판소가 탄핵안 심의를 6개월 동안이나 끌어야 할 이유가 없다. 신속하고 명쾌한 결정을 내려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는데 힘써야 한다.
나아가 우리는 지금 이 상황이 이미 여야 정쟁의 도를 넘어섰으며 87년 민주항쟁으로 꽃피운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뒤엎기 위한 낡은 정치세력의 정면도전이라 판단한다. 지금은 수구기득권세력의 민주주의의 전복을 겨냥한 쿠데타상황이며 민주주의의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다. 우리는 이 시간 이후 의회쿠데타를 저지하고 우리의 피땀으로 일궈온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에 돌입할 것이며 민주주의에 도전하고 있는 수구기득권세력의 청산을 위한 운동에 나설 것이다.
지금 이 시각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의 대표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으며 3월 13일 오전 11시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고 3월 15일 전국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범국민적 저항운동의 방안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할 것이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승리를 위해 뜻있는 모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2004년 3월 12일
참가단체 일동(총 246개 단체)
안경숙 기자 ksan@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