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햇살은 눈동자를 간질이고
마음은 덩달아 설레이며 샘을 내는 봄이다
그러나 저 밑에서 울컥이며
새싹처럼 올라오는 것은 무엇일까
아름다운 봄을 詩로 노래하려는 마음을
분노로 들끓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분노의 함성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193명의 쓸모없는 잡초들이
봄을 황폐화시키고 고장낸 193명의 독초들이
우리가 가꾼 봄의 뿌리를
아름다운 봄의 뿌리 자리를 빼앗고 있었구나
추하게 피어나는 구나.
나는 아름다운 봄을 노래하는 대신
분노를 쓰고
절망을 쓰고
슬픔을 쓰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의 댓가를
순결한 민심을 더럽힌 죄 너희는 댓가를 치르리라!
봄의 작은 바람이
봄의 풋풋한 작은 향기가
여름의 불볕을 식히고
결실의 열매를 맺지 않는가
작은 우리가 모두 모여 가꾸어 온 뿌리를
누가 짓밟고 있는가 말이다!
나는 이 땅의 젊은 시인
분노대신 아름다움을
슬픔대신 기쁨을 쓰고 싶다
그러나 비열한 무리들이 우리가 피와 땀으로 가꾸어 온
이 땅의, 이 땅의 아름다운 봄을 짓밟고 있지 않는가
그들은 더러운 그들은 왜
우리 모두의 눈에?피보다 짠 눈물을 흐르게 하는가 말이다.
그러나 더러운 너희들이 깨끗함을 어찌 알겠는가
깨끗함의 힘을 어찌 알겠는가
올 봄 나는 내 마음에서 잠시
깨끗한 힘을 마음껏 쓰리라
아낌없이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두
너희, 193명의 더러운 너희를 덮어 버리는데 쓰리라!
하여 너희 그 뻔뻔한 무리들을
순결한 깨끗함으로 탄핵하리라!
시인: 박해람
1968년 강원도 강릉출생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현. 용인에 거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