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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음지에서 나와 양지로

용인신문 기자  2004.05.28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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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들이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곳이 어쩌면 학교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교육은 꼭 필요합니다”

영문중학교 2학년 11반, 여느 다른 반처럼 아이들이 선생님의 지도아래 단어와 사물 맞추기 수업을 열심히 하고있다.

얼핏 보면 초등학생을 위한 수업 같아 보이지만 모두 13살 이상의 중학교 학생들이다.

이렇게 정신지체장애나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모아 수업하고 있는 학교는 용인내 18개 초등학교와 중학교 3곳 뿐 이다.

그나마도 중학교를 졸업하면 장애아들을 위한 특수학급이 개설된 고등학교가 단 한군데도 없어 고등교육의 기회는 아예 주어지지도 않는 형편이다.
유병희(용인시장애인부모회 부지부장)씨는 정신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딸을 둔 어머니이지만 매우 밝고 긍정적이다. 특히 장애학생들을 위한 고등학교 특수반 설립과 음지에 가려져 있는 장애인들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 팔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유씨는 “만일 내게 건강한 아이들만 있었다면 아마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생후 2개월 때 딸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그 아이가 세상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이를 부끄러워 하지 않고 계속 함께 데리고 나가 세상 밖 구경을 시켜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고 설명했더니 지금은 스스로 집도 찾아오고 버스도 타고 학교도 다닌다”며 “중복장애아가 아닌 경우에는 의지와 끈기를 가지고 반복학습을 시키면 다 할수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많은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신지체 2급에서 3급까지의 학생들은 학습능력이나 판단능력이 떨어지고 이해력이 부족하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을 제공한다면 일상생활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언제까지 가정에서만 끼고 살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모든 것을 다 해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나중에 부모가 없을 때 어떻게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하는 유씨는 “물론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받고 놀림을 받지만 아이들에겐 전적으로 교육이 필요하고 특히 어디를 가든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 학생들이 방과 후 갈 곳이 없다”며 “시가 직접 나서 하교 후 보낼 곳이나 시설을 제공하고 이들을 위한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켜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씨가 부지부장으로 몸담고 있는 사단법인 용인시장애인부모 협의회는 120여명의 장애인 부모들이 모여 시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를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재정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어 사무실도 없었지만 다행히 신승무정형외과 원장이 자신의 집을 사무실로 내주어 아이들의 수영이나 체육 프로그램, 바자회 등을 열수 있게 됐다.

장애인 부모들은 한결같이 “시 관계자들이나 높으신 분들은 다들 이런저런 핑계로 장애인 처우에 대한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얼굴 생색내는 곳에만 신경쓰지 말고 정말 필요로 하는 곳에 관심과 도움을 달라”고 꼬집어 말했다.

얼마 전 용인교육청에 새로 부임한 한 관계자는 “장애인들을 위한 고등교육 기관이나 학교가 절실하다는 것을 인식해 각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급신설을 협의 중”이라며 “하지만 일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곧 선진시스템인 보조선생님을 각 학급에 배치해 중증 장애아들까지도 더욱 효율적으로 편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높아져가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실시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