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치맛바람’으로 통하고 자녀에게는 단순히 학교교육보조자로서만 국한되어 온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 반열에 오르게 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지난 1996년 학교운영위원회가 도입되면서 비로소 학교교육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학교민주화의 첫발을 내딛게 된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운영위가 해마다 불합리한 기금모금과 부당한 학교발전 기금운영에 앞장서는가 하면 촌지와 불법찬조금 신고건수는 늘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본지는 용인지역에서 학부모가 촌지와 학교발전기금조성에 이미 자율성을 떠나 반강제적으로 동원되고 있는 현실과 그 원인을 파헤쳐 보고 교육 전문가와 학생, 학부모들의 좌담을 통해 학부모들의 올바른 교육지원 방향을 조명해 보겠다. (편집자 주)
1. 학교교육에서의 학부모 위치는 어디에 있나
2. ‘감투’ 쓴 학부모들의 기금조성 현주소
3. 진정한 교육지원 희망은 있다.
매년 ‘촌지잡음’으로 얼룩진 스승의 날을 제자리로 돌려놓자는 움직임은 떠들썩했지만 최근까지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 후유증을 한바탕 치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용인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두었다는 ‘답답한 학부모’라는 네티즌이 “부모들 사이에 공공연한 소문으로 하한선이 돌고, 거기에 내 자식이 더 잘 보였으면 하는 마음에 보태어 더 많은 촌지를 준다…엄마들 모임에서 서로 얼마줬느냐, 우리 선생님은 최소한 40개의 선물은 챙겼겠구나 라는 말들이 오간다”며 촌지단속을 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실제로 분당 모백화점 직원에게 확인했더니 스승의 날 선물로 백화점 상품권을 준비하는 학부모들은 환불을 위한 영수증까지 챙기고 교사들은 그 영수증으로 환불을 하러 오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스승의 날 후유증은 항상 이러한 ‘촌지시비’로 장식되고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는 고육지책으로 지난해 5월 ‘교육공무원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까지 마련, 스승의 날에 꽃이나 공식석상에서 받는 간단한 기념품 이외의 물품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 현금봉투 대신 백화점 상품권이 선물로 인기를 끌면서 스승의 날 하루 전날인 지난 달 14일 전국 백화점 상품권 판매실적은 평소대비 45%에서 많게는 100%이상 증가를 기록했다.
또 최근 강원도 원주지역 모 고교에서 스승의 날 촌지 수수가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과 관련, 파문이 일자 학교 측은 촌지로 받은 상품권을 반납한 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도지부를 통해 지난 3일 "학생과 도민들이 받았을 상처 앞에 엎드려 사죄한다"며 사과성명을 냈다.
이처럼 정부가 부패방지법을 만들고, 교육청은 촌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교사, 학부모들은 스스로 왜곡된 촌지문화를 바로잡자는 운동을 선언하고 있지만 일부 몰지각한 교사와 학부모들은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
용인교육청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촌지안주고 안받기 운동 이행실태 점검’ 명목으로 용인지역 총 110개의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15개 학교 감사를 실시한 게 전부였다.
초·중학교만 담당하는 지역교육청이라 고등학교 12개를 제외하더라도 98개 초·중학교가 산재해 있지만 신도시 학교로 촌지수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수지지역만 감사를 실시한다며 수지의 P초등학교를 비롯한 9개 초등학교와 S중학교를 비롯한 6개 중학교만 감사를 실시했다.
교육청은 가정통신문 발송여부와 교직원이 아이들에게 전달교육을 시켰는지에 대해서 점검하고는 부당한 선물수수 행위는 지적된 바 없다고 밝혀 형식적인 감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사고 磯?
대부분의 학교는 스승의 날만 되면 ‘만인의 학부모’에게는 촌지 수수를 받지 않는다며 공공연히 ‘가정통신문’까지 발송하면서도 정작 학급과 학교의 감투를 쓰고 있는 학부모 회원들이 거둔 ‘찬조금’은 당연하게 쓰여지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달 27일 전남도교육청은 1000만원 이상의 찬조금을 불법으로 걷어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영암 S초등학교 교장과 담당교사를 문책하고 불법 찬조금 모두를 학부모들에게 돌려주도록 했다. 이후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참교육 학부모회·hakbumo.or.kr)의 경남지부가 경남도내 37개 초.중학교의 불법찬조금 모금사례를 공개해 교육계의 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참교육 학부모회는 “지난 3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접수된 ‘초·중·고교의 불법찬조금 및 부당한 학교발전기금’ 신고 건수는 총 109건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는 1998년 3월 학교발전기금제도 시행 이후 ‘합법적인 찬조금’ 명목으로 어머니회, 체육진흥회, 학부모회 등의 감투를 쓰고 있는 학부모들은 찬조금 및 기금조성을 강요당해 온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