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착하고 선량한 사람을 가리킬 때 ‘법 없이 살 사람’이라는 말을 썼다. 그러나 과연 오늘날에도 법 없이 사는 사람이 착하고 선량한 사람일까?
아니다. 작금의 사회에서는 법 없이 사는 사람은 되려 무법자이며 어리석은 사람일뿐이고 자신에게 필요한 법을 잘 알고서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해 주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선량한 사람이고 지혜로운 현대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가 비록 변호사나 법학교수처럼 법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출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벼운 법률상식 정도를 습득하는 일에는 항상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최근에 용인 영통·능곡·신갈 등 서울 및 경기도 지역 일원의 대단위 주공단지의 아파트들 중 일부에서 분양계약서상의 분양면적과 실제 분양된 증기부상의 면적에 차이가 생기는 바람에 각종 언론매체에 보도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던 사실이 있다.
예전부터도 일반 건설회사가 시행하여 온 다양한 아파트 중에서 가끔씩 그런 사례가 있어 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아파트 분양주체가 건?주택공사였다는데서 주택공사의 성격상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하려 한 것이 아니었냐는 도덕적 비난까지 제기 되었었다.
사실 과거에 건설회사들 중 극소수는 의도적으로 계약면적과 등기면적에 차이를 둠으로써 그 부족한 분양평수 만큼의 부당한 이득을 취하기도 하였는데, 그들의 그러한 부정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바로 분양계약서나 청약광고 전단 등에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공용면적 기준으로 0.3%까지는 계약면적보다 등기면적이 적더라도 입주자가 정산을 요구하지 못한다’는 식의 조항 때문이었다.
그러나 건설회사들이 위와 같은 조항을 악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경우가 자주 생기자 1994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위와 같은 조항은 건설회사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이므로 그 효력이 없다고 하고 시정 명령을 내린바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실제 등기면적이 계약면적보다 적을 때에는 입주자는 분양자를 상대로 하여 모자란 면적만큼의 분양대금을 반환하여 달라고 정당하게 요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이 분양 대금 반환 청구가 가능한 것은 분양대금이 평당으로 계산된 분양계약의 경우이어야 하며 만약에 ‘△△평형빌라’하는 식의 부동산 전체를 통털어서 분양대금이 정해진 경우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법의 구석구석을 찾아보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권리들이 도처에 준비되어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법은 항상 자신의 권리에 충실한 사람을 돕게 마련인 것이다.
////현동훈 변호사 약력//
현 중앙일보 현동훈변호사의 생활법률만화 「작은상식 큰 권리」연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