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영화나 힙합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에서나 볼 법한 ‘그래피티(Graffiti)’가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지 10년 정도가 흘렀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흑인들의 문화’ 내지는 ‘뒷골목 낙서’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다분하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에서 ‘돈을 받고’ 그래피티를 해주는 아티스트(이하 태거)는 전국을 통틀어 15개에서 20개 팀 내외.
군대를 제대한 후 취미로 그래피티를 시작했다는 송진우(숭실대 사회사업학과․25)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프로 태거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그래피티는 자유>
format(포맷)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달 본격적인 태거 활동을 시작한 송씨는 “복학 후 장난처럼 시작한 그래피티가 내 인생에 이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가장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서 포기할 수 없다”고 강한 애착을 보였다.
송씨는 이어 “국내 그래피티는 형식을 중요시해 ‘자유로움’이 많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락카로 작업하지 않은 것은 무시한다거나 잘 그리고 못 그린 것을 평가하려는 자체가 무의미한 짓”이叩?말하는 송씨는 앞으로 순위를 정하는 그래피티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송씨가 동료 2명과 의기투합해 만든 그래피티 크루 ‘soul studio`$$`는 현재까지 마땅한 작업실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지만 홈페이지(http://cafe.daum.net/soulstudio)의 운영을 시작한지 한달 여 만에 회원수가 140명을 넘어가는 등 확실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송씨는 “외국 태거들은 200여개가 넘는 다양한 색깔의 미술용 락카를 주로 사용하는 반면 국내 태거들은 값이 싼 공업용 락카가 주 재료”라고 아쉬워하며 “국내 태거들이 작품제작으로 생활이 가능한 날이 오면 순식간에 외국의 그래피티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속촌 벽에 ‘탈’을 그리고 싶다>
용인민속촌에서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돕다보면 민속촌의 전통적인 벽들에 한국 고유의 탈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송씨는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하는 그래피티는 사실상 불법”이라며 “그래피티가 벽면 가득 들어차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각광받는 ‘압구정동 굴다리’처럼 용인에도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벽’을 하나쯤은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