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2월29일까지 35일간에 걸친 정기회가 열리고 있다. 시의회는 벌써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한 각종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용인시 살림 전반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
시의회 정기회는 국회로 따지자면 정기국회에 해당된다. 새 천년의 용인시 예산을 심의하고, 시정질문을 통해 민의를 전달, 집행부의 잘못을 질책하기도 하지만 그릇된 정책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집행부에 대한 견제의 끈을 항상 유지하며 자치단체의 중심축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정기회는 2000년을 앞두고 용인시정 전반을 점검하고, 새롭게 예산을 편성하는가 하면 밀레니엄 사업을 계획하는 등 중차대한 시점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의원들의 역할이 다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기에 시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그러나 지난해 개최된 정기회는 단체장의 유고와 공무원 사기문제 등을 고려해 적당히 봐주기 식으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은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부분의 시의원들이 지난 9월 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 후보였던 현직 시장 선거운동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여론이 지역에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인지 간에는 시의원들이 견제기능을 상실한 채 이권에나 개입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시의원들은 부정하겠지만 혹시라도 이런 소문들이 사실로 진전된다면 시의회 뿐만 아니라 용인시민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시의원들은 회기 수당이래야 몇 푼 받지도 못하면서 집단민원 등이 발생하면 주민과 집행부의 사이에서 곤욕스런 상황도 많이 겪게 된다. 때론 집행부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선출직이라는 정치성 때문에 출신 지역민들로부터 각종 비난을 받기도 한다. 주민들의 청탁이나 부탁을 못 들어주면 다음 선거 때 두고 보자는 식의 무언의 압력까지 받는다.
시의원들 입장에서 보면 현실적으로 불합리한 상황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의원들 스스로 선택한 일인만큼 개인의 명예나 이익보다는 집단의 이익과 용인시 전체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사실 주민들은 모르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음으로 양으로 노력하는 의원들도 많다.
그러나 좀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채찍을 가하자면 의정활동의 꽃인 이번 정기회를 좀더 충실하게 장식해주길 바란다. 그렇다고 무조건 집행부를 공격하거나 억지성 질책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좀더 공냘構?노력해서 합리적인 의정활동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집행부가 진정으로 어려워하는 의원들이 되어주길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14명 시의원 뒤에는 항상 35만 시민의 70만개 눈동자가 주시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된다.
시의회는 지금이라도 바닥에 깔려있는 민심을 짓밟지 말고, 남은 회기를 통해 시의원 본연의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래야만 진정한 시민의 대표성을 인정받고, 용인시 지방자치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