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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칼럼] 외국인들이 이해 못하는 우리의 물난리

용인신문 기자  2004.07.14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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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TV방송국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의 어떤 점이 이해하기 어렵냐고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에 대한 답변이 흥미로웠다. 월드컵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나라가 단번에 4강에 들어간 것을 비롯하여,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배우는데 외국인이 말을 걸면 피한다는 등 다채로운 답변들이 나왔다.

여러 답변 중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지적한 것 중 하나는 “왜 한국인들은 매년 똑같은 물난리로 법석을 떠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왔나 보다. 태풍 ‘민들레’의 피해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이제 좀 더 큰 비가 내리면 도로와 집이 무너지고, 논과 밭이 망가지고, 흙탕물에 떠내려가는 가축이나 집기 또는 농작물을 보며 울부짖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TV화면에서 보게 될 것 같다. 해마다 이 때쯤이면 늘상 그런 모습들을 보지 않았는가.

그리고 모모 유명 인사들이 수재의연금을 내는 장면이 나오고, 초등학교 학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돼지저금통을 터는 장면도 보게 될 것이다.

왜 똑같은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잘 안 된다. 좀 더 튼튼하게 대비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이맘때면 장마가 지고, 태풍이 온다는 것을 누구나 알?있는데......

우리나라의 연강수량은 500~1800mm로 전국의 평균치는 1200mm다. 면적이 좁지만 강수량의 지역적 차이는 크다. 집중호우는 물론 태풍이 통과할 때도 지형성 강우가 많이 곁들인다.

비는 주로 여름에 집중된다. 우기는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로 이 기간에 연중 내리는 총량의 60%이상이 내리며, 특히 7월에 30%정도가 내린다. 연강수량은 대개 장마와 태풍에 의해 좌우되며, 이 때 그 양이 조금만 많으면 물난리를 겪는 것이다.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더불어 장마전선이 북상해 오면 시작된다. 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가 장마철이다. 장마전선은 남해안에 6월 하순에 걸치기 시작하여 7월 중순에는 중부지방에 도달한다.

한여름에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다가도 태풍이 내습하면 비가 많이 내린다. 태풍은 7~9월에 부는데 8월에 많으며, 일년에 3개정도가 온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홍수가 일어난 것은 1925년이다. ‘을축년대홍수’라 불리는 이 홍수는 7월 초순과 중순 두 번에 걸쳐 강력한 태풍과 함께 집중호우로 중부와 남부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1959년 9월의 태풍 ‘사라’도 심한 풍수해를 일으킨 강력한 것이었다. 최근에는 2002년 8월말에 여수로 상륙해서 강릉으로 빠져나간 태풍 ‘루사’가 큰 피해를 주었다. 도로와 철도와 교량이 끊기고 마을이 휩쓸리는 등 막대한 수해를 입었는데, 강릉에서는 하루에 870mm의 비가 쏫아졌다.

이처럼 천재지변이라 할 수 있는 큰 비바람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조금 많고 적은 것은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매년 빼지 않고 물난리 소식, 이제는 제발 그만 듣고 싶다.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연중행사 같은 물난리 소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