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6시 용인 신봉동 이마트 수지점. 시어머니와 함께 이 곳으로 장을 보러 나온 정경숙(34)씨는 계산대 앞에서 샀던 물품 몇가지를 내려놔야 했다. 9월 1일부터 이마트에서 비씨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체크카드(농협비씨)라 괜찮은 줄 알고 결제하려 했다가 거절당한 것. 때문에 정씨는 갖고 있던 현금 5만원선에 맞도록 몇가지 물품을 내려놓고는 “내부적인 문제로 대체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라니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수지 신봉동의 신세계 이마트 수지점 계산대마다 ‘9월1일부터 비씨카드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큰 글씨로 비씨카드 사용불가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이날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하나 비자 카드(보람 비자 카드 포함)가 비씨카드계열이 아닌 줄 알고 사용하려 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 1일부터 비씨카드의 수수료 인상에 대해 가맹점 해지 대응으로 인해 고객들로부터 비씨카드를 받지 않고 있다. 또 이마트는 지난 3일 저녁 비씨카드만 받지 않는다고 발표, 수수료를 올릴 계획인 KB카드와 LG카드, 삼성카드 결제거부 우려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마트는 KB카드와 LG카드에 대해서도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지 않더라도 추후 소송을 통해 인상분을 되돌려받겠다고 발표해 카드 사와 이마트간 갈등이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비씨카드와 이마트간의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신경전이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린 고객들에게는 ‘실제 피해상황’으로 엎친데 덮친격이 된 셈.
이와 관련, 이마트 수지점 관계자는 “하루동안 매출현황 및 고객증감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 매출 및 객수 등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다”고만 해명하고 있어 고객들의 불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1일 오후 4시까지 전국 63개 이마트 점포 가운데 57개 점포에서 비씨카드로 결제를 요구한 고객은 1058명으로, 이 중 91%인 963명이 타사카드나 현금으로 결제수단을 전환했고 9%인 95명이 현금부족 등의 이유로 구매를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마트의 카드매출중 비씨 KB LG 등 3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7%(현금포함 총매출에서는 37.55%)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