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현안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용인시의회 의원들은 무더기로 경전철 시찰을, 장기근속 공무원들은 시 예산을 지원받아 부부동반 해외여행길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원들은 죽전~구미동 도로분쟁과 경전철 역사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경전철 시찰에 나선 것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부부동반 해외여행에 혈세를 지원한 시 행정도 구설수에 올라 주목된다. <편집자 주>
시의회, 죽전도로분쟁 속 ‘외유’
죽전~구미동 도로개통 촉구를 위해 삭발과 단식투쟁을 벌이며 철도 기지창 점거도 불사하겠다던 용인시의회(의장 이우현) 의원들이 경전철 시찰을 빌미로 미국과 캐나다로 각각 무더기 외유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5일 시의회에 따르면 안영희 부의장을 비롯한 15명의 시의원들은 해외경전철 시스템 시찰을 이유로 18일부터 26일까지 8박9일 일정으로 의회사무국 직원 등 총 22명이 두팀으로 나눠 미국과 캐나다로 각각 떠난다.
하지만 이우현 의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10일 안에 죽전~구미동 미개통 구간이 연결되지 않을 경우 철도기지창 점거와 건설교통부 항의 농성 등 보다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밝힌바 있어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번 해외시찰은 시의원들이 비자 유무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무비자 국가)로 팀을 나눠 각각 18일과 19일 출발할 계획으로 일정 자체가 무리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죽전동 조 아무개(37·사업)씨는 “지난 11일 시의회 기자회견에 따르면 이 의장이 말한 10일 뒤는 21일인데 이때는 의원들이 모두 해외에 나가 있을 것”이라며 “7m 도로도 못 뚫는 상황에서 경전철 시찰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비난했다.
이에 시의회 관계자는 “경전철사업단에서 당초 계획을 잡아 놓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의장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계획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국선 hugo@yonmginnews.com>
시, 공무원 부부동반 해외여행
용인시가 장기근속 공무원들에게 ‘해외연수’ 명목으로 사실상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31년 근속한 시 공무원 등 38명에 대해 시 예산 8800여만원을 들여 배우자와 함께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 등 해외여행을 제공한다.
시는 프랑스 등 유럽으로 떠나는 부부에게는 1인당 252만 3000원, 뉴질랜드와 호주로 떠나는 부부에게는 1인당 195만원씩을 각각 지원한다.
이로인해 지난 9일 13쌍의 공무원 부부가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났고, 오는 24일 6쌍의 공무원 부부도 출국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용인참여자치시민모임 관계자는 “수 십 년간 공직생활을 해온 공무원들의 노고는 인정하지만 시민의 혈세로 부인까지 동반해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경기가 어려워 다들 허리띠를 졸라 매는데 꼭 이런 시기에 해외여행을 가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해외연수’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31년을 근무한 공무원들이 시와 시민들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반 대기업이라면 가능한 일임에도 공직사회라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향후 여론의 추이가 주목된다.
<황유식 airhys@yongi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