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화보다 적정한 가격의 주택공급이 우선돼야

  • 등록 2007.06.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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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시가지도 재개발을…환경 개선도 격이 맞게

부동산 칼럼 | 신도시 개발과 용인시

글·주영헌 부동산 칼럼리스트

   
 
일부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용인 남사지역의 땅값이 연초 대비 20~30% 올랐다고 한다. 직접 부동산 중계사무소를 돌면서 얻은 정보도 이와 비슷했다.

또한 최근에는 용인시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 때문에 중개사 사무소들이 일제히 문을 닫기도 했다. 지금은 매물도 충분하지 않고 높이 오른 가격 때문에 거래도 쉽지 않다고 한다. 모현면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나마 거래가 되는 지역은 신도시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양지와 원삼면 등.

하지만 이곳들도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거래는 활발하지는 못하다.

전반적으로 용인 부동산 시장을 볼 때 현재 호가만 높아져 있을 뿐, 거래는 성립되지 않는 상황이다.

신도시 개발 기대로 용인이 들떠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그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폭풍 전야의 모습일까? 이런 모습 속에서 신도시 개발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과연 신도시 개발이 용인시민들에게,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인지.

#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보는 신도시 개발

수도권의 주택 가격이 오르는 까닭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바탕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이다. 수도권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4720만. 2005년 통계청 조사)의 43%이다. 하지만 경기도와 서울의 면적을 따져보면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10% 밖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는 전체인구의 43%가 10%의 조밀한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수도권에 그만큼의 주택 공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필요한 만큼의 주택공급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수도권 주택가격의 불안정성이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선 수도권 신도시 개발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급을 한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경제논리이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 부동산 시장에는 이런 기본 논리가 통하지 않는 특수성이 존재를 한다. 바로 가수요와 투기. 1가구가 1주택만을 보유하고자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과거 우리는 부동산은 바로 돈이라는 것을 배웠었다.

이런 학습의 효과로 있으면 있는 만큼 없으면 없는 만큼 사람들은 부동산을 매수하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공급정책을 가지고는 가격 하락을 기대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도리어 공급 정책인 신도시 개발은 부동산 투기라는 악 영향을 양산하고 있다

# 신도시 개발이 가지고 오는 부작용

신도시 개발이 되면 인근지역의 지가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만약 이러한 지가 상승만을 가지고 부작용이라고 일축해 버린다면, 신도시는 영영 개발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신도시 개발이 일부지역의 지가 상승에 영향을 끼칠 정도라면 여건이 되는 한 신도시는 계속 개발되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주택가격을 잡는 가장 쉽고 기본적인 방법은 공급 확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봐왔던 신도시 개발의 부작용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약간의 지가 상승이 아닌 광역적인 투기 바람과, 신도시 개발 전 해당 지역의 투기 광풍이 바로 그 부작용이기 때문이다.

판교분양이 그 좋은 예이다. 판교 분양은 조용하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벌집처럼 들쑤셔 놓았고, 분당급 신도시 발표와 명품신도시 발표 언급으로 용인지역의 모현과 남사면의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가열시켜 놓았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라면 이곳이 신도시로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얼마만큼의 효용성이 있을지, 국민들이 필요한 주택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 명품이라는 이름의 신도시 개발, 꼭 필요한가?

요즘에 유행하는 말이 바로 명품 신도시다. 신도시로만 끌리지 않으니 앞에 ‘명품’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일 것이다. 그럼 명품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일까?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 그리고 희귀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격이 높다는 것도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는 신도시까지 이렇게 명품화 해야 하는 것일까? 명품이 가지는 특징을 소화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조건이 필요할진데, 그 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누구를 위해서? 필자의 생각에는 신도시를 명품화 하려 노력 할 것이 아니라, 적정한 가격에 주택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소수를 위한 정책이 아닌 다수를 위한 정책으로, 중상류 이상의 계층이 아닌 평범한 국민을 위한 정책을 취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명품 신도시에는 반대를 한다.

물론 정부의 의도가 비싼, 일부만을 위한 신도시를 개발하려는 것이 아닌 것을 안다. 그만큼 잘 만들어지고, 쾌적한 도시를 개발해 국민들에게 제공하려는 의지가 바로 이 명품 신도시에 반영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 자체의 의도가 바른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는것처럼, 명품 신도시도 정부의 좋은 의도처럼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데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냐고” .

장기적인 시각으로 도시의 균형발전이나 쾌적성, 편의성을 놓고 본다면 명품신도시는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한 두 도시에 불과하고, 그곳에만 한정된다면 도시 간 역 차별을 양산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서울의 강남과 강북의 차별이 생긴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는가. 한 두 도시의 개발에 총력을 쏟기 보다는 구도심 구시가지의 재개발, 환경 개선과 신도시 개발을 그 격이 맞게 발맞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 용인에 신도시가 들어선다면, 그 신도시는 용인시민과 국민들을 두루 고려해야만 한다.

용인에 신도시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용인시민으로서 반가운 일일까? 생각해 보면 반신반의 할 일일 것이다.

만약 아파트라도 하나 가지고 있다면 ‘혹시 아파트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토지를 많이 소유하고 있다면 ‘큰 부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대규모의 신도시가 교통여건 등도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녹지 공간을 훼손 하면서 개발된다고 한다면, 일반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백이면 백 신도시 개발을 반대 할 것이다.

당장 내 생활이 힘들어지고 교통도 불편하다고 한다면 누구나 다 반갑지 않을 테니까.

필자가 생각하는 현재 용인시에 필요한 것은, 신도시 개발이 아닌 구도심과 신도심의 균형 개발과 녹지 공간의 확충, 교통여건 개선 등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신도시가 들어선다면 이러한 것들이 얼마나 좋아질 수 있을까. 사실 하나의 신도시 개발만으로는 좋아질 수 없는 일들이다. 종합 계획에 발 맞춰 진행시켜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신도시 계획에 모든 노력이 집중될 경우 종합 계획자체를 왜곡 시킬 수 있다.

이처럼 신도시 개발이 용인시에, 용인시민에게 필요한 편의 요소들을 악화 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상황에서 신도시의 가장 큰 명분인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한다면, 모두를 위해선 신도시가 들어서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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