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저수지…“이게 녹조현상이라고(?)”

  • 등록 2007.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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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악취, 고통 받는 주민들…원인은 무엇? 책임은 누구에게?
긴급점검 | 신갈저수지 오염

   
 
용인시 기흥구 신갈저수지. 이곳은 용인시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기흥호수공원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이다. 그러나 지난 여름 신갈저수지는 극심한 오염 상태를 드러내며 급기야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관계기관에 정확한 원인 분석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극심한 악취, 고통 받는 주민들, 과연 오염의 원인은 무엇이며 책이은 누구에게 있는가!

△극심한 오염
지난 8월 말 신갈저수지는 심각한 녹조현상과 수면위에 떠있는 부유물질이 썩어 심각한 오염상태를 적나하게 드러냈다.
주변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심각한 악취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나기 시작, 올 6월부터는 생활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심각해 졌다. 지독한 악취는 급기야 저수지가 자리한 기흥구 하갈동 뿐 아니라 상갈동과 영덕동 일대를 뒤 덮었다.
20분 남짓 저수지 인근에서 서 있기 조차 힘에 겨운 상황. 머리에 어지러움이 느껴지고 구토가 날 정도였다. 수면위 썩은 부유물질은 저수지 어느 한 곳이 아니라 전체를 뒤덮고 있으며 더운 날씨에 생긴 녹조 현상이라 보기엔 그 심각성이 눈으로도 확인 될 정도.
저수지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태(52`남)씨는 “심한 악취로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며 이로 인해 생계도 위협받고 있는 상태이며 관계 기관에서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해 오염원 제거에 만전를 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하갈1통장 임기현(45`남)씨는 “지난해부터 심한 악취가 나기 시작, 올해에는 숨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현재는 하갈동 뿐 아니라 상갈동 아파트, 심지어 영덕리 주민들도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기흥구청과 시청에 지난 6월부터 민원을 제기해 왔다”고 밝혔다.
임 통장은 “몇달전부터 시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누구하나 현장조사를 나온 적이 없다”며 “그동안 시는 농업기반공사가 수변관리를 한다며 그곳에다 민원을 제기하라는 식으로 상황을 떠넘기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날씨가 더워 녹조가 심해도 이곳처럼 썩어가는 곳은 없다”며 “관계기관에서 정확한 오염원인을 밝혀내지 않으면 주민들이 직접 수질분석을 통해 원인을 밝혀 낼 것”이라고 분노했다.
또한 낚시꾼 P씨는 “기흥호수공원을 만들고 그때도 이런 상황이 닥치면 용인시에서는 관할기관이 아니라고 또 책임을 회피할 것 아니냐”며 “오염된 상태에서 보기 좋은 공원만 만들면 무슨 가치가 있냐”고 비난했다.

△원인 분석도 제 각각
신갈저수지의 악취에 대한 주민과 용인시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하수종말처리장인 기흥레스피아에서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며 신갈저수지 물살리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저수지의 수질 분석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시는 “레스피아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 “배출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맞서며 또 다른 수질분석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대책위원회의 배출구 인근 저수지의 오염도를 측정에 따르면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의 경우 1309ppm,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의 경우 1840ppm, 부유물질(SS)는 4366ppm, 총 질소량(T-N)은 324ppm으로 또한 총인량(T-P)는 18ppm, 대장균 수는 무려 9000개(㎖ 당)가 검출, 극심한 오염 상태를 드러냈다.
이에 대책위 김진태씨는 “수질 검사 결과 분뇨나 하수의 수질검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치를 드러내고 있다”며 “심각한 수준에 달한 저수지의 오염원을 밝혀 시와 농업기반공사에서는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책위는 기흥레스피아의 방유수를 채취해 수질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김씨는 “레스피아가 생긴 후 녹조가 썩는 냄새가 아닌 분뇨 썩는 냄새가 나기 시작해 주민들 모두 방유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직접 방유수를 채취해 놓았고 수질 검사를 통해 이를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9월 18일 기흥레스피아 입구를 막고 “레스피아에서 배출한 부유물질이 신갈저수지의 오염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시는 국립보건환경연구원이 배출수를 직접 조사한 수치를 들어 하수종말처리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의 배출수 측정 결과는 기준치보다 훨씬 낮다. 배출수의 COD는 6.2로 기준의 3분의1 수준이고 BOD도 3.1에 불과하다. 부유물은 0.7로 기준치의 약 30분의 1에 불과하고, 시민단체의 측정치와는 무려 6200배의 차이가 난다.

△해결책은
채치한 위치가 얼마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주민들이 직접 분석한 수질조사 결과와 시가 제시한 수질조사는 큰 차이를 보였다. 왜일까.
양측 모두 호수가 오염됐고, 주민들이 고통을 받을 정도의 악취가 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분석은 다르다. 기흥호수 대책위원회의 권오진 회장은 “하수종말처리장에서는 나오는 분뇨 찌꺼기가 쌓이고 쌓여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호수로 방류되다 보니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또 배출수는 일반 하수와 섞이기 때문에 오염도가 더 낮게 측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기흥호수 배출구를 기흥호수 외부로 전격 이동할 것 ▲기흥호수 바닥에 쌓인 침전물을 완전히 준설할 것 ▲관련된 모든 자료를 공개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용인시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바닥을 준설하고, 물의 흐름을 터주면 좋지만 신갈저수지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현행법상 마음대로 물을 퍼낼 수 없다”며 “특히 올해는 늦더위가 계속돼 악취가 더욱 심했다”고 말했다.
또한 “관련 부처와 물길을 트고, 바닥을 준설하는 방법 등을 협의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의원들은 “기흥호수공원 사업 이전에 수십년간 썩어온 저수지의 퇴적된 오염원을 준설작업을 통해 제거해야만 근본적인 오염 원인이 제거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미숙 기자 kiss1204h@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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