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의 나들이가 이렇게 행복하다니…

  • 등록 2007.1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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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 호수 의왕 백운 저수지와 철새도래지 왕송 호수
이동형의 길따라 계절따라 / 의왕시 호수들

   
 
청계산 자락을 끼고 달리는 판교에서 구 정신문화원을 거처 안양으로 가는 국도. 57번 도로구간은 운치 있는 가로수, 정겨운 마을, 저수지, 언덕 커브길 등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는 길 중 한 곳이다.
하지만 판교개발 때문에 이미 마을은 통째로 없어졌고,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짐작할 수 없다.

판교 낙생고등학교 앞에서 한국학 중앙 연구원. 안양 방면 이정표를 따라 국도 57번 도로로 좌회전 하면 4차선 아름다운 가로수 터널이 전개된다.
4km 정도주행 후 연구원 이정표 보고 우회전 하면 연구원을 끼고 안양으로 이어지는 구길로 접어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로 유명한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을 연상하는 연구원 숲길을 지나면 좌측으로 제방이 보이는데 이곳이 윤중 저수지다.
주차공간이 여유롭지는 않지만, 억새와 작은 호수가 어울린 그림이 괜찮은 곳이다.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좌측으로 가든으로 정녕 불릴만한 윤중농원 등 분위기가 좋은 맛 집과 농원이 2~3곳이 있다.

고개를 넘어서면 간이 포장마차도 있고, 이어 조금 내려가면 원터마을에 의왕 도깨비도로라는 이정표가 반긴다. 이 도로는 자동차가 저절로 언덕을 오르는 것처럼 연상케 하는데 착시현상 때문이다. 멀리 제주도 까지 가지 말고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가까운 이곳을 찾아 확인해 보기 바란다.

도로 부근 마을에 1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천주교 성지 하우현 성당이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하우현성당의 사제관 건물은 한국건축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로 지정된 곳이다.

#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명소 백운호수
청계농협 사거리에서 백운호수 이정표 보고 좌회전 하면 의왕 화훼단지가 전개되고 이어 산속의 아름다운 백운호수가 펼쳐진다.

의왕시 학의동 소재 백운저수지는 1959년 9월 준공된 제방길이 253미터 담수면적 11만 톤의 인공호수로서 백운산과 청계산 계곡의 물이 흘러든 곳이다. 물이 맑고 산속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경관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원래 안양, 평촌 지역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위해 축조 되었으나 신도시 개발로 인한 농경지 감소와 함께, 1998년 말 저수지를 일주하는 순환도로가 개통해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게 됨과 동시에 호반을 중심으로 다양한 음식점, 카페 등 80 여개소가 들어서 급격히 유원지화 되어가고 있다.

다행스런 것은 호수가 주변에 러브호텔 등 숙박시설이 거의 없다는 것이며, 다양한 계층이 취향 따라 이용할 수 있는 토속음식부터, 퓨전, 명품, 라이브 카페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제방 밑 대형 주차장에는 자동차 전용극장도 운영되고 있다.
입구에 위치한 전통의 맛 집 고두방은 콩 요리 전문점으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맛 집이다.

호수주변에도 예전부터 명맥을 잇고 있는 매운탕 집을 비롯하여, 유명연예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외관부터 예사롭지 아니한 라이브 카페 등이 즐비하다,
파스타 전문점 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OLA , 1.2 는 서울에도 잘 알려진 유명 맛 집이다.

송이버섯 전문점을 비롯하여, 갤러리 카페, 퓨전 한식당과 토속음식점을 비롯하여, 미사리 전성기를 넘어선 개성과 분위기를 갖춘 맛 집들이 호수와 골짜기마다 포진하고 있다.

호수부근 능안마을에는 세종대왕의 넷째왕자인 임영대군의 사당 및 묘역이 있으며, 7부 능선에는 임진란 당시 주민들이 난을 피해 굴속에 숨어 있었는데 일본인들이 발견하고 굴 입구를 고추와 왕겨를 섞은 부대로 막고 불을 질러 주민을 몰살시켰다는 전설의 굴도 존재한다.

# 백운로와 오메기마을, 철새도래지로 급부상하는 왕송호수
백운호수 순환도로를 일주하다가 의왕시청 이정표를 보고 진행하면 고개 넘어 백운산 자락에 오메기 마을이 나온다. 해발 564 미터의 백운산은 산봉우리에 항상 구름이 머문다하여 백운산이라 불려진다.
백운산 등산로 기점이 되는 오메기 저수지 부근마을에도 토속음식점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오메기란 지명의 뜻은 오목하게 생긴 곳이란 데서도 연유하고, 각기 다른 성을 가진 다섯 명의 화전민이 이주해와 가구를 이뤄 살았다는 데서도 유래되기도 하지만, 인근의 광교, 백운, 수리, 청계, 모락산 등 다섯 오, 메 산, 터 기자를 써 5개의 산에 가려진 동네라는 뜻이 어울리는 말과 같다.

오가는 등산객들을 상대로 보리밥을 처음으로 팔았다는 버드나무집을 비롯하여 농군의집이 오래된 맛 집이다.
내친김에 의왕시청을 지나 의왕 역, 왕송 호수 이정표를 보고 달려가 철새도 관찰하고, 갈대숲 호숫가에서 일몰까지 맞이한다면 짧은 하루, 아니 반나절의 나들이만으로도 행복해 질 거라는 확신이 든다.
왕송호수는 1948년 축조된 저수지로 담수면적 95만8682㎡(29만평)의 거대한 저수지이다.

전혀 때 묻지 아니한 미개발 저수지로서 현재 130 여종의 철새가 서식하는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철새도래지이다.
붙어있는 의왕시 자연학습 생태공원 내에는 조류 탐사대가 설치되어 있다. 공원 내에는 미니동물원을 비롯하여 산책로도 마련되어 있다.

왕송호수의 철새뿐 아니라, 도심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주변경관 때문에 최근에는 전문사진작가들도 자주 찾고 있는 감추어진 보배랄 수 있는 곳이 바로 왕송호수이다.
<글·이동형(여행전문가, 건양대 관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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