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과 노련미, 경험의 차이

  • 등록 2012.06.08 22: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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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복서는 경기 중 다운이 되도 당황하지 않고 심판의 카운트가 7~8 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린 후 일어난다. 반면, 젊고 패해본 경험이 없는 복서는 쓰러진 후 심판의 카운트가 높지 않을 때 일어나려 애쓴다.

얼마 전, TV에서 진행된 인생살이에 대한 강의에서 나온 내용이다. 경험이 많은 복서는 쓰러진 후 주어진 10초의 시간을 통해 최대한 체력을 회복한 후 다시 경기에 나서고, 다운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는 신체가 받은 충격 회복보다 젊다는 자신감만으로 경기를 재개하려한다는 설명이다.

노련한 선수와 젊은 선수 모두 링에서 쓰러져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한 번에 최대 9초씩 같다. 하지만 그 9초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기에서 승리할 수도, 패할 수도 있다.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무리해서 경기를 이어갈 경우 몸이 받은 피로가 누적돼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는 말이다.

‘경험만큼 값진 것이 없다’, ‘경험이 최고의 지혜다’.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인생 선배들이 늘 강조하는 말이다.

최근 용인지역 정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상초유의 사건을 보는 원로 지역정객들의 분석이 ‘우제창 전 국회의원의 경험부족’이다.

사건의 경중과 공인으로써의 도덕성 등 범죄 혐의에 대한 사실여부를 떠나 한 지역을 이끌었던 리더로서의 경험에 대한 지적이다.

돌이켜 보면 우 전 의원의 정치입문과 국회의원 재선고지 정복은 운이 많이 따른 것이 사실이다. 당사자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는 많은 지역 주민들의 중론이다. 정치입문 후 매번 승승장구했고, 저축은행사건과 현 이명박 정부의 비리의혹 등을 파헤치며 중앙에서도 성공한 정치인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총선 직후 사법기관 수사가 이어지며, 경험의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 전 의원 측근들에 따르면 그는 검찰 수사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보다 수사 중심에서 최대한 벗어난 상태에서 재기한 후 마무리 하려했다는 것이다.

정치인생의 굴곡이 많았던 다수의 전·현직 지역 정치인들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경험의 차이다. 결국 그의 선택은 주변사람들의 잇따른 구속수사로 이어졌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익명의 검찰관계자도 “그가 사건 초반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지금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원로정객들은 “우 전 의원이 직접 나서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면…”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수사가 청도나 연기군의 선거법 사건처럼 ‘단일 선거법 사건으로 사상 최대 처벌’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되지 않길 바람이다.

이강우 기자 기자 hso0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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