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용인과 광주일대에서 10대와 20대 여성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이른바 ‘용인 발바리’에게 징역형과 함께 ‘화학적 거세’ 명령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영한)는 지난달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아무개(38)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2년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에 걸쳐 용인·광주지역에서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12명을 때리고 위협한 뒤 구강성교를 강요했다”며 “수법과 횟수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지역에서 범행이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수년 동안 불안에 떨었을 것으로 보며 엄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이전에도 같은 범행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다시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행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고, 경찰에 검거된 이후 일부 범행을 자백해 자수감경을 해달라는 최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성도착증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범행 당시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까지 보기 어렵고, 자수도 경찰이 추궁하자 일부 범행을 자백한 것에 불과해 형법상 자수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경찰이 피해자에게 동영상을 보여준 뒤 범인을 지목하게 하는 등 범인 식별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피고인의 범행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 일부를 무죄로 판단했다. 최씨는 지난 2005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경기 광주와 용인 일대에서 밤 늦게 귀가하는 만 12~24세 여성 15명을 버스정류장 인근 창고, 비닐하우스, 공사장, 다리 밑 등으로 끌고가 흉기로 위협한 뒤 구강성교를 강요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과 11범인 최씨는 2001년 여중생에게 구강성교를 강요한 혐의로 구속됐지만 피해자와 합의한 뒤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모자와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한 채 다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