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답은 있다… 그러나 정부는 답이 없다

  • 등록 2023.06.05 09: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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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태어나는 생명보다 죽는 목숨이 많은 나라는 불행한 나라다. 감히 말하자면  ‘볼 장 다 본 나라’일수도 있다. 지난 주 용인신문 보도에 따르면 2067년이면 화성시를 제외한 경기도 내 30개 시·군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이란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보다 죽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정말 사람 살기 팍팍한 나라임을 웅변하는 것이다.

 

역대 정부는 수많은 저출산 극복 대책을 내놨고, 이미 백약이 무효인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정부는 끊임없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써봐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완전히 공평한 세상은 못되더라도 어느 정도는 미래세대에게 꿈을 줄수 있고, 공평한 세상으로 바뀌어진다면 인구감소는 당장 멈춰질 것이다.

 

문제는 정치인들과 정당들이 과연 살만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느냐다. 우리나라 정당들은 성장 문제만 나오면 팔을 걷어붙이고 안보 얘기만 나오면 핏대부터 올린다.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람사는 세상, 사람답게 사는 편안한 세상에 대해서는 한사코 외면하는 듯 하다. 최저임금을 조금만 올리자고 해도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안겨줄 것이냐고 펄펄 뛴다. 정작 젊은이들이 미래세대를 준비하기가 겁난다는 단순한 공포심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공평한 세상이 되려면 불평등요소를 제거해 나가야 한다. 그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이 국민 대다수가 합의를 이룰 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정치의 역할은 다양한 이견을 조율하여 공감할 수 있는 폭을 넓혀나가는 것이다.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정치를 한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다. 아이를 낳으면 보육과 교육 의료와 일자리까지 국가나 공동체 사회가 책임져준다면 낳지 말라고 해도 낳는다. 저출산문제의 해결책은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제문제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에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정부 몇개 부처가 아닌 전체에 책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데도 문제는 이런 주장을 하면 색깔론을 들먹이는 것이다. 프랑스는 신생아 출생이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결혼한 부부가 낳은 아이나, 동거하는 커플이 낳은 아이나, 미혼모가 낳은 아이나 동등하게 국가와 공동체에서 양육을 책임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프랑스는 사회주의 나라가 아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자유주의 정당이 배출한 정치인이다. 그런데도 지난 정부에서 합의해낸 육아 정책의 골간은 고스란히 유지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 왔기 때문에 인구가 늘고 있다. 이도 저도 하기 싫고 자신 없으면 이민정책이라도 제대로 세워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나라에서 벗어나게 해주기를 정치권에 간곡히 바란다. 벌써 볼 장 다 본 나라가 돼서야 쓰겠는가?

박숙현 기자 yongin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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