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 진실을 알고 싶다

  • 등록 2024.10.14 09: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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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 “내가 했던 일이 공개되면 대통령은 한 달 이내에 하야해야 할 것이다”는 명태균 씨의 발언에 정치권이 뒤집어졌다. 지난 10월 9일 JTBC 뉴스룸은 명태균 씨 발언의 진위를 둘러싼 대통령실이 내놓은 33일 만의 해명에 대한 진위 공방을 스트레이트로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명태균 씨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텔레그램 대화가 공개되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것이 이른바 명태근 게이트가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내가 사실을 밝히면 대통령은 탄핵되거나 하야해야 할 것”이라고 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협박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명씨를 그대로 놔두고 있다. 대통령실은 명씨를 형사 고발하는 대신 “지난 대선 당시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의 소개로 명씨를 두세 번 만났을 뿐”이라고 밝히는 것으로 대응했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과 라오스 등 아세안 국가 순방 중에 터져나온 진실 공방전은 이제 발언의 진위를 놓고 대통령실과 명씨를 소개했다고 지목된 이준석 의원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명씨를 통해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나 입당을 상의했다”고 밝혔고, 김종인 전 위원장은 “명씨의 휴대폰을 통해 김건희 씨가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준석 의원과 김종인 전 위원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은 새빨간 거짓말을 한 셈이다.

 

명씨의 발언에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대통령실의 태도에 국민 일반은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명태균 씨에게 약점을 단단히 잡혔는가 보다’고 믿고 있다. 한국의 후진적인 정치를 수십 년간 지켜봐왔지만 ‘책사’를 자처하는 인물이 현직 대통령에게 탄핵과 하야를 입에 올리며 협박하는 진풍경은 처음 보았다.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에 대해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명태균 씨의 협박성 발언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동안 보여준 윤 대통령의 스타일에 비추어 보면 ‘격노’를 했어도 수십 번 했어야 하고, 당장 무고죄와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를 했어야 정상이다.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해서는 10만 4000원의 법카 사용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한 검찰이 정작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이틀 앞두고 선거법 적용을 자진하여 철회했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은 검찰의 행태를 납득할 길이 없다. 명태균 씨는 여권의 주요 정치인들도 광범위하게 거론하고 있어 해당 인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명씨의 주장이 20%만 사실이어도 2021년 7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여권의 정치는 명태균이라는 자연인이 주도한 것이 된다. 명씨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내가 세운 정권인데 내가 부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묵묵부답이다. 명씨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이거나 정권 전복의 핵심 세력이다.”라고 단정할 수 있다.

 

언론과 야당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여 명씨 발언의 진위를 밝히고 응분의 대가를 물어야 한다. 아울러 이준석 의원은 대통령실을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소해야 한다. 검찰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명태균 씨를 방관할 것이 아니라 그의 발언에 대한 즉각적이고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여야 한다. 야권에 대해서는 표적 수사를 마다하지 않던 검찰이 안하무인격인 명태균 씨에게는 유독 관대하다. 이러한 검찰의 태도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은 명태균 게이트를 바라보면서 참담한 심정이다. 한국 정치가 수준 이하라는 것은 진작부터 알았지만 이정도 수준일지는 정말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주변에는 어찌하여 이런 사람들만 득시글거리는지 모르겠다. 천공이 실세니, 아니 건진이 실세니를 두고 설왕설래(說往說來)했던 것이 엊그제인데 이제는 ’가장 센 놈은 따로 있었다‘는 국민의 자조와 탄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 그것이 궁금하다. 도대체 명씨를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윤 대통령 내외는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혔는가?

용인신문 기자 news@yongi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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