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촛불’… 소년이 온다

  • 등록 2024.12.16 09:40:07
크게보기

박소현(방송작가)

 

용인신문 | 12월 3일, 10시 25분 영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영화에서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비극적인 일을 현실에서, 그것도 뉴스 특보에서 볼 줄은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가짜 뉴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심상치 않은 직감으로 뉴스를 보기위해 TV를 켰다.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은 실제 뉴스였다.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내일 출근을 위해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하려던 국민들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밤을 새웠다. 국회 안으로 헬기가 착륙하고, 군인들이 국회의원들을 진압하는 광경을 보며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국가의 위기 순간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국회 앞으로 운집하기 시작했다. 국회의원들이 국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비상령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 먹고 살기도 힘든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은 무너졌다. 마침내 방어벽을 뚫고 국회 안으로 들어간 의원들이 비상계엄 선포를 무효화하는 표결을 진행했고, 참석한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계엄 해제안’은 의결되었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처음부터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생각이 없는 대통령이었다. 차라리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포와 두려움으로 몰아쳤던 6시간의 참상은 국민들에게 극도의 경각심을 주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버티고 버틴 국민들이다. 그런데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 더 이상 경험하지도 경험해서도 안 될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21세기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다시 경험하게 되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깃털보다 가벼웠던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이제 국민들이 할 것이다.

 

12월 7일,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에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집권당의 이익을 위해 불참했다. 국민이 아닌 대통령과 당을 위한 국회의원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준 셈이다. 그들은 더 이상 국민들을 대표할 수 없을 것이다. 한겨울의 맹추위 속에서 국민들은 계엄령 해제를 위해 외쳤고, 국가를 위험에 빠뜨린 대통령 탄핵을 위해 촛불을 밝혔다.

 

어쩌면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계엄령이 내려진 1980년의 끔찍한 광주를 소설을 통해 경험했고,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학습했다. 그렇게 소설 속 ‘소년’은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억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촛불을 들게 했다. 더 이상 국민을 이 추위에 떨게 하지 마라. 국민들의 촛불은 더 강해졌다. 이제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위해 그 자리에서 내려와 꺼져주길 바란다. 그때 비로소 국민들의 촛불도 꺼질 것이다.

용인신문 기자 news@yonginilbo.com
Copyright @2009 용인신문사 Corp.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용인신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삼로 590번길(CMC빌딩 307호)
사업자등록번호 : 135-81-21348 | 등록일자 : 1992년 12월 3일
발행인/편집인 : 김종경 | 대표전화 : 031-336-3133 | 팩스 : 031-336-3132
등록번호:경기,아51360 | 등록연월일:2016년 2월 12일 | 제호:용인신문
청소년보호책임자:박기현 | ISSN : 2636-0152
Copyright ⓒ 2009 용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ongin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