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자 물이 끓는 밤에ㅣ박인선

  • 등록 2025.01.20 09: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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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 물이 끓은 밤에

                                                   박인선

 

오늘도 떠나렵니다

보따리 둘러메고

당신 향해 가렵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길을

터덜터덜 걸어가렵니다

 

다시 못 온다 해도

기쁘게 걸어가렵니다

어둠 속에서 섧게 운다 해도

꼭 가야만 합니다

 

떠나는 이 길이

험한 고난의 길이요

수천 번의 심장소리가

서릿발처럼 내리친다 해도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친

명치끝을 파고드는 사모곡처럼

숨소리 내어 흔들리고

내 속에선 그리움이 됩니다

기도소리가 됩니다

 

 

 

 

박인선

 

사단법인 반딧불이 대표

용인문인협회 회원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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