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대유행… 사망자 급증

  • 등록 2025.01.20 09: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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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질환 급속 확산 비상
보건당국 설 연휴 정점 예상
수원·평택 등 화장장 ‘밀물’
고위험군은 꼭 백신 접종을

용인신문 |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 역대급 유행 추세를 보이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도 비상이 걸렸다.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으로 인한 노년층 사망자까지 늘면서 수원과 평택 등 일부 지역에서는 화장장도 포화 상태다.

 

특히 최대 9일간의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연휴기간 이동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독감 등 호흡기 질환 발생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인플루엔자 감염증(독감) 의심환자가 2016년 감시체계를 구축한 이래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학령기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하면서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동네의원을 찾은 외래 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환자가 올해 1주차(지난달 29일~지난 4일) 99.8명으로 2016년 감시 체계를 구축한 뒤 최고치로 증가했다고 밝혔다.이전 최고치는 2016년 52주차 86.2명이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감염병 유행 기준은 외래 환자 1000명 당 8.6명이다. 올해 첫 주 독감 환자 수가 유행기준의 12배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3주 전인 지난해 50주차(13.6명)와 비교하면 의심 환자가 7.3배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의심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13∼18세(177.4명)였고, 7∼12세(161.6명), 19∼49세(129.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아이들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질병청은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다가 최근 한파 등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최근 독감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A형 독감 중 2009년 신종플루아형인 H1N1pdm09와 H3N2 등 두 가지 유형이 동시에 유행하는 데다, 추위 탓에 실내 활동이 늘고 환기가 부족한 것도 독감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원인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용인지역 독감 환자 발생 추이도 전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각 병‧의원을 찾는 독감 의심환자 수는 지난해 연말에 비해 5배 이상 늘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 겨울 코로나19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1주차 코로나19로 국내 의료기관에 입원해 치료 받은 환자는 131명으로, 전주 113명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3주 전인 지난해 50주차 46명에 비해선 3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라면 지금이라도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독감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65세 이상 고령층은 12세 미만 소아보다 환자가 적게 발생했다”며 “백신 접종이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 확실히 효과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고 했다.

 

△ 정부, 설 연휴 ‘비상 대응기간’ 운영

정부는 설 전후를 ‘비상 응급 대응 기간’으로 지정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의대 정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으로 촉발된 비상진료체계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플루엔자 유행까지 겹치면서 의료대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독감 이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 환자도 증가 추세를 모이고 있어, 설 연휴가 대유행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설 연휴 전후 2주 간(1월22일~2월5일)을 ‘설 명절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정하고 의료대란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설 연휴 동안 문 여는 병·의원을 최대로 확보하고, 전국 응급실에 1대 1 전담관을 지정하는 등 빈틈없는 응급 의료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설 연휴 동안 외래 진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문을 연 병·의원을 최대치로 확보할 것”이라며 “전국 응급실에 일대일 전담관을 지정해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연휴 동안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최대치로 확보하기 위해 연휴 기간 진찰료와 약국 조제료 공휴 가산을 20% 수준으로 추가 가산키로 했다. 작년 설연휴엔 일 평균 3643개소, 추석 연휴엔 일평균 8743개소가 운영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번엔 네이버나 카카오지도 등을 통해 안내했는데 문 여는 시간 변경 등에 대한 업데이트가 늦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하루에 2회 이상 정보를 갱신하고 안내센터를 임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 사망자 증가 … 일부 지역 장례시설 ‘포화’

한편, 독감 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화장장 포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독감 유행으로 폐렴 관련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장례식장에서 대기 후 장례를 치르거나 화장장 예약을 못 해 불가피하게 4일장을 치르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실제 인근 수원시 연화장과 평택시 장례시설의 경우 화장시설 예약이 증가하면서 4일장에서 최대 5일장까지 장례를 치르고 있다.

 

용인도시공사가 운영하는 평온의 숲 역시 예약율이 전년도에 비해 10%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동절기로 접어들면서 분묘개장유골 화장이 줄어든데다, 지난해 9월부터 당초 11기에서 1기 늘어난 12기의 화장로를 운영하고 있어 예약 포화 등의 상황인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처인구에 위치한 다보스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 모습.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용인지역 내 병의원을 찾는 독감 의심환자 수는 예년보다 5배 가량 증가했다.   

이강우 기자 hso0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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