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SK하이닉스가 122조 원을 투자하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계획 6년 만에 첫 삽을 떴다.
당초 3월 착공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1일 용인시가 예정보다 빨리 건축을 허가하면서 예정됐던 시점보다 앞당긴 셈이다. 그만큼 용인 팹 건설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415만㎡(약 126만평) 규모 부지에 짓는 첨단 반도체 제조 팹(공장) 4기 중 1기 팹이 본격 착공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대규모 투자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용인시의 건축 허가가 남에 따라 클러스터 내 1기 팹(fab·생산 시설)이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반도체 공장(60만 평), 국내외 50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협력 단지(14만 평), 인프라 부지(12만 평) 등으로 조성된다.
이번에 착공한 1기 팹과 업무 시설 등에 9조 4000억 원이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부지 평탄화 작업을 마치고 바닥층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K측은 이곳을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AI 산업에 필요한 차세대 D램 메모리의 생산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1기 팹 안에는 소부장 중소 업체들의 기술 개발·실증을 지원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용 300㎜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공정 장비를 갖춘 연구 시설 ‘미니팹’이 들어설 예정이다.
실제 생산 현장과 유사한 연구·개발(R&D) 환경을 소부장 협력사에 제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용인 클러스터 1기 팹은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나머지 팹 3기는 2050년까지 예정대로 순차 건설할 예정이다.
△ SK 하이닉스, 1기 팹 건설 ‘속도전’
SK하이닉스는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9년 122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된 조성 계획을 시작했지만, 용수와 전력 등 각종 인허가 작업 등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토지보상 등이 당초 계획했던 일정보다 2년이 늦어지면서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1기 팹 착공에 맞춰 시공·사업관리·안전관리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경력 사원을 채용했다.
또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국내외 상황을 감안해 별도 착공식 행사 없이 허가 직후 바로 공장 설비 공사를 시작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용인 클러스터를 SK하이닉스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로 강조하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23년 당시 부지 공사 현장을 찾아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며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는것 이상의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부지조성 공사가 끝난 처인구 원삼면 일대 모습.(용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