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장례·노인일자리 연계… 무연고자 존엄한 마지막길

  • 등록 2025.03.31 09: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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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공영장례서포터즈’ 사업
장례식장 6곳 18명 배치 상주 역할

공영장례서포터즈로 활동하는 해오름봉사단원들이 무연고자 장례식을 엄수하고 있다

 

공영장례서포터즈로 활동하는 해오름봉사단원들이 운구하는 모습

 

용인신문 | 용인시는 공영장례와 노인일자리 사업을 연계한 ‘공영장례서포터즈’ 사업을 운영하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취지를 살려 무연고 사망자의 인간 존엄을 지켜주고 있다.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있지만 인수를 거부한 사망자의 장례 절차를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을 통해 수행하는 공영장례서포터즈 사업을 도입했다. 가족 해체, 경제적 빈곤 등으로 홀로 세상을 떠나는 이들의 마지막 길이 쓸쓸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다.

 

시는 지난 1월 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용인지역 장례식장 6곳과 ‘공영장례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포터즈 18명을 배치했다. 서포터즈는 시신 운구부터 화장장 이송, 유골 보관까지 장례 전반을 지원하면서 고인을 위한 ‘상주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공영장례서포터즈는 단순히 장례만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평소에는 용인지역 사회복지시설과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공영장례에 대한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고독사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사후에 대한 걱정을 줄이는 정서적 지원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한편, 해오름봉사단(단장 김재빈)은 지난해 7월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회장 윤상형)에서 설립해 협의회 기빙쉘터에서 발대식을 가진 시니어 봉사단체다.

 

당시 ‘자원봉사에 임하는 시니어들은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이나 인지 장애 위험이 낮고 우울증 감소 등 건강도 좋아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경력이 있고 과거 전문 직종에 종사했던 용인지역 60~80세 사이의 어르신들이 참여해 만든 단체다.

 

사회서비스형이란 ​노인의 경력과 역량을 활용해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를 말한다. 현재는 150여 명으로 증원됐지만 당시는 100여 명으로 출발했던 이들은 ‘노인이 소중한 자원’이라는 신념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노인 일자리 연구 및 전문 강사 양성사업을 통해 신중년이 이끌어 가는 시대에 맞게 준비된 맞춤형 활동으로 디지털 분야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전문화된 통합 교육을 통해 시니어를 스마트 치매 예방 전문인력으로 양성함으로써 지역주민과 함께 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가치를 실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주요 사업을 찾으며 머리를 맞댄 결과 이들은 우선 무연고 장례서비스 사업을 택하게 됐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사나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를 담아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기억’이란 주제로 장례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을 세웠다.

 

이곳 봉사단 회원들은 현재의 시니어가 되기 전, 대부분 전문 직종에 종사하며 자신의 전문 지식과 솜씨로 국가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며 기여한 이들이다.

 

이들은 수명을 연장하는 장수는 인간 문명에서 보편적 가치의 으뜸이지만 오래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노년에 어떻게 살아야 가치 있는 삶인가를 찾아야 한다며 젊은 세대들이 노인들의 지혜와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풍부한 지식과 생각의 교류를 만들어 내보자는 한뜻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봉사단 발족 후 이들의 무연고 장례 지원사업 성과는 총 55건이다. 이들은 만족했고 다시 올해 목표를 60건으로 설정했다. 올해 1월, 이미 4건을 돌파하며 자신들의 목표를 완수해 나가던 중 용인시와 협약을 맺게 된 것이다.

 

김재빈 단장은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라도 무연고 사망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고 소외계층을 찾고 보살펴야 한다는 사명감과 보람을 함께 느낀다. 누군가에게 귀중하고 소중한 가족이었을 무연고자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어 좋다”며 “공영장례서포터즈 사업이 활성화돼 소외되고 힘든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마지막 가는 길에 동행하며 존엄한 삶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공영장례서포터즈는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따뜻하게 함께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며 “무연고 사망이라는 사회 문제에 대응하고, 동시에 어르신들에게 가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복지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인시는 공영장례서포터즈 사업을 지속 확대해 많은 무연고 사망자들이 외롭지 않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기현 기자 pkh45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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