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냥 라면 끓여 먹는 게 어때?” “기다려 봐, 아빠가 이제껏 먹어 본적 없는, 맛있는 카레를 해 줄테니….” “아빠….”
초등학교 2학년 윤지는 의심 반 기대 반으로 저녁을 준비하는 아빠를 바라본다.
지난 16일과 17일 처인구에 위치한 용인초등학교에서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1박 2일 뒤뜰야영’이 열렸다.
폭우로 교실에서 텐트를 친 이번 뒤뜰야영 행사는 얼마 남지 않은 개교 100주년을 준비하고, 날로 심각해지는 학원폭력 및 성폭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올 해 초 조직된 ‘용인초등학교 아버지회’에서 준비한 두 번째 활동이었다.
폭우 속에서 치러진 행사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70여 가족이 넘게 참가해 늦은 밤까지 아빠와 자녀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엔 자녀와 손잡기조차 조금은 서먹했던 아빠들이 게임, 율동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이어지자 어느새 자녀의 옆구리를 간질이기도 하고 자녀와의 가슴에 넣은 풍선을 터트리며 격한(?) 포옹을 하기도 했다.
자녀들이 준비한 사랑의 율동과 어둠속에서 촛불을 켜고 나눈 아빠와 자녀들의 약속은 좋은 아빠와 착한 아이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비록 예정과는 다르게 교실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 밤을 보냈지만 아빠와 함께한 아이들은 다음날 일정을 모두 끝내고 교문을 나설때엔 아빠 손을 조금 더 힘주어 잡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