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추모시>
애가(哀歌)
이경숙
오늘은
금방 울음을 토할
슬픔이 더 많다
슬픈 의식,
온몸으로 파고드는 아픔이 온다
인간(人間), 본연(本然), 목숨!
선하고 순박한 너를!
아픔은 낮추고 효심(孝心)을 올리는 기적을
발 한번 들지 않은 이 땅
서로의 마음을 허물어 안으며
가슴에 묻혀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애(愛)를 끊는 절명(絶命)…
무너진 하늘의 일부였다
시커멓게 타버린 죽음의 공포에서
사위어 가는 것들의 우울함으로…
한 목숨 다 바쳐 사랑할 이 있다면
깊숙이 숨어버린 정령(精靈)
풀어주어라!
의심 많은 손아귀에서 부서버린
숫눈 채운 청춘 동정인 채
꽃진 근심은
어찌하랴
양심을 통째로 버리는
비굴한 사람도 있고
키를 잡았으나 영혼이 없는 이도 있다
마지막 구명 조끼를 양보하는 의인도 죽어지고
목숨만 살아 혼미한 정신은…
파도는 계속 잠긴 울분
서러움이 아린 응어리를 만들고
쑥쑥 자라는 너의 접힌 꿈을…
어찌하랴!
눈물의 바다 너를
떨림이 마음을 끌어안지 못한 채
온 몸으로 파고드는 비린 통증
매만지는 너를!
□ 약력: 이경숙 시인은 1950년 경북 성주 출생이다. 지체장애 3급으로 현재 용인 이동면에 있는 <서울시립영보자애원>에서 거주하고 있다. 2013년 장애인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 수상작품집으로 첫 시집 『그리움이 피는 곳』을 발간했다. 현재 용인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