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농의 세설>

  • 등록 2016.11.07 09: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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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의 세설>

 

박근혜 대통령께서 별학조를 불러야하나.

 

권위는 무너졌고 신뢰는 잃었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국민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확실하게 헌법을 수호할 의무를 갖는다.

 

일개 사인에 불과한 개명 전 이름 최순실 이라는 이혼전력이 있는강남 아줌마에게 국정이 농단됐다. 여기서 이혼전력이 있는 이라는 말에 홑 따옴표를 붙여가면서 명토박아 쓰는 이유는 이혼이 갖는 뒤틀린 중량감 때문이다. 온 국민이 알다시피 민주공화국에서 국정농단이란 단어는 결코 용인될 수 없는 헌법 유린이다.

 

문제는 소문난 잔치 망건 팔더라고 검찰에서 최순실을 잡아다 강도 높게 수사하는 양 엄청난 액션을 취하는 것 같지만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나 할까. 시간이 가면 유야무야 끝나지 않을까 라는 방정맞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이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을 소환해야 명백하게 밝혀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회자된 것처럼 검찰의 힘이 강자보다는 늘 약자에게 강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이고,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고, 잔여 임기가 고작이 아닌 장장 1년하고도 두어 개월씩이나 남은 현직 대통령이다.

 

이쯤에서 하야 후 조기 대선을 할 것인지, 국회에서 탄핵을 할 것인지, 국민들이 전국적으로 시위를 할 것인지, 이중 하나라도 이행되기는 차라리 수퇘지가 새끼 낳는 게 더 빠를 것이다. 통감 비지본 <훈장이 학동을 가르치기 위해 개인적으로 정리한 별도주석>에 보면 별학조(別鶴調)란 말이 있다. 백학이 죽을 때 부르는 노래란 말인데 백학은 일생에 우는 법이 없는데 단 한번 죽을 때 운다. 고래로 악수귀천 예별존비(樂殊貴賤 禮別尊卑)노래를 부를 때 신분의 귀와 천에 따라서 달리하며 예의를 갖출 때 사람의 지위와 고하에 따라 달리한다. 벼슬한 선비가 송서율창을 부르고 낙방거자가 시조창 부르듯 별학조(別鶴調)는 임금이 임금노릇 제대로 못하고 도망할 때 부르는 노래다.

 

훗날 별학조(別鶴調)는 별학조(別鶴操)로 남편과 사별한 아내가 부르는 애절가로 전락되지만 아무리 그러하기로 소니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인데 군주가 도망을 가면서 불렀다는 별학조를 대한민국 제18대 박근혜 대통령께서 부를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부디 대통령 임기 잘 마치고 내려가시길.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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