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 만큼 그윽한 ‘장애인 희망의 향기’

  • 등록 2020.10.12 10: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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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보호작업장 ‘데일리루시 커피’(원장 강경임)

 

 

 

 

 

 

장애인 직원들 정성 가득… 향기로운 원두 로스팅
주문받은 드립백·더치커피 등 생산… 신선함이 자랑
편견과 차별없는 일터… 홀로서기 기회의 장 자부심

 

[용인신문] ‘데일리루시 커피’는 ‘Daily Luck Cycle Coffee’를 합성했으며 ‘매일 변함없는 향기를 선사하며 행운을 깃들게 한다’는 뜻을 가졌다.

 

지난 2013년 2월, 처인구 양지면 양지로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양지바른에서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양지바른보호작업장을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교육을 받은 장애인 작업자들이 가장 향기롭게 로스팅한 원두는 물론 드립백, 더치커피 등을 생산한다. 특히 먼저 주문을 받고 주문받은 제품 위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신선함이 탁월하다.

 

현재 이곳에 입사한 재가 장애인과 양지바른에 거주하는 장애인 등 사원 20명과 함께 강경임 원장을 포함한 비장애 종사자 8명이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18세부터 60세 이하의 1급~6급 법정등록장애인으로 구성됐으며 종사자들은 시설장을 포함해 직업훈련교사 2명, 생산판매관리팀 2명, 간호사, 사무원, 위생원 각 1명씩으로 구성됐다.

 

설립 초기엔 외부에서 바라보는 ‘장애인 작업장’이란 편견을 극복하는 것도 이들에겐 큰 걸림돌이 됐다. 그랬기에 청결을 기본으로 위생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퀄리티를 높이는 것만이 편견을 없애는 가장 빠른 길임을 터득했다.

 

입사 때부터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은 기본이고 ISO22000 인증은 물론 ISO14001 인증도 획득하면서 어느정도 자부심을 갖게 됐다.

 

이제는 몰라서 이곳을 찾지 않는 손님은 있을지언정 한 번 다녀간 손님이 그 한 번으로 인연을 잊는 손님은 없을 정도로 품질과 맛을 인정받았다.

 

한번은 이곳에 전화(031-338-8844)로만 주문했던 어떤 고객이 생산하는 현장을 보고 싶다며 방문했다. 그는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며 “생산지에 직접 와보니 맑은 공기와 멋진 풍광이 어우러져 데일리루시 커피가 좋은 이유가 충분했다”고 만족해했다.

 

실제 산자락에 위치한 양지바른보호작업장은 일상이 바쁜 도심 속에서도 도심과는 동떨어진 듯, 들어서는 순간 맑은 공기와 함께 눈이 호강함을 느낄 정도로 편안함을 선사한다.

 

이런 가운데 오는 손님만 기다리기엔 좋은 커피 맛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데일리루시 카페를 허가받고 운영을 시작했다. 일명 ‘꿈 앤 카페’다. 양지면에 1호점을 시작으로 유림동에 2호점까지 오픈했다. 지금은 계약 기간이 지나 운영을 접었지만 다시 알아보는 중이다. 동시에 찾아가는 데일리루시 커피를 기획하고 트럭을 이용해 커피 푸드트럭도 운영하는 한편, 각종 행사장에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한번은 이곳에서 제작하는 원두와 드립백이 고급스럽고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찾아왔다. 그 즉시 OEM 협약을 맺었고 지금까지 원두와 드립백을 납품하고 있으며 생산해서 공급하는 자와 생산품을 공급받는 자가 모두 함께 만족하고 있다.

 

실제 홍보다운 홍보를 하지 않았기에 아직은 입소문으로 찾는 고객이 대부분이지만 이제 욕심을 부려 볼만도 한 대목이다. 아직까지는 직원들이 즐겁고 행복해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지만 OEM에도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하고 있다.

 

20명 직원들은 내가 벌어서 내가 급여를 챙긴다는 자부심이 있다. 가끔, 주문을 기다리는 것이 지루할 때는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다른 일도 마다하지 않고 즐겁게 진행한다. 복잡하지 않은 임가공사업은 집중력 훈련을 하면서 수입을 챙길 수 있어 행복하다.

 

또한, 가끔씩 진행하는 단체 체험활동은 모처럼 일에서 벗어나 일 이외의 체험이나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마냥 즐겁다.

 

강경임 원장은 “비록 비장애인들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금전의 크기를 불문하고 이들은 직업을 갖고 내 힘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는다”며 “또한 비장애인으로서 이곳에 종사하는 우리 역시 그들에게 이런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에 그들보다 더 큰 자부심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종사자들은 일반고용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근로의 기회를 제공하고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이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양지바른보호작업장 설립목적에 이바지하고 있다.

 

지속적인 매출향상으로 근로 장애인의 고용을 늘이고 그들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의 자립을 지원한다는 한결같은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따뜻한 일터, 함께하는 일자리’를 슬로건 삼았다.

 

강 원장은 “양지바른보호작업장의 제품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들은 마치 기업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듯 일상에서 착한소비를 실천하면서 개인적인 윤리를 이미 실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기현 기자 pkh45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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