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전국 톱13’ 이제 우리가 보듬어야

  • 등록 2024.11.11 09: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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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취약층 시집 온 이국의 엄마 둔 자녀
또래보다 언어 발달 늦고 이상 행동 잦아
학습 부진·따돌림 대상 피해 예방책 필요
용인에 다문화센터 단 1곳… 증설 나서야

용인신문 | 다문화시대를 맞아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각적인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용인시의 경우 여성가족부에서 예산과 함께 지정한 국도비 위주의 국가 주도 사업을 다문화센터를 통해 위탁운영 할 뿐, 독자적 사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용인시는 다문화가정 비율이 전국에서 13번째이고 경기도에서는 8번째 규모로 보다 적극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 <편집자 주>

 

# 발달 지연 장애 위험 다문화가정 영유아 조기 발굴 필요

최근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아이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다문화가정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발달 지연 장애 조기 발견을 위한 정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또 결혼이주여성들이 원하는 만3세 이하 영아기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시설이나 육아 관련 부모 교육 및 정보 제공,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법 등에 대한 교육 제공이 필요해 보인다.

 

다문화가정 가운데서도 특히 농촌지역 및 취약계층 여성인 경우 자녀가 또래보다 언어 발달이 늦고 이상 행동을 보여도 단순히 한국과 외국의 문화 차이로 인한 성장발달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영유아 시기 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등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애 위험군 영유아로 의심되는 징후가 있음에도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향후 발달과 생활 적응의 문제가 심각해져 학습 부진 및 따돌림 심화 등 사회적 문제 발생 및 장애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 현장 실무자 등에 따르면 “최근에는 다문화가정의 경우 연애 결혼 등이 늘고 있으며 신랑 신부의 연령차도 좁혀지는 추세여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우수하다. 다만 농촌지역이나 취약계층의 경우는 다문화와 장애아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다문화가정 실태조사는 여가부에서 3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만 9세부터 24세까지 청소년기 자녀를 대상으로 이뤄져 영유아의 경우는 제외돼 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 전체 자녀수의 약 10% 가량을 발달 지연 위험성이 큰 장애위험 영유아로 추정하고 있다. 장애위험 영유아는 현재 장애로 진단받지 않았지만 발달을 저해하는 위험 요소들이 있는 영유아를 말한다.

 

용인시의 경우 전체 외국인은 약 3만 2000여명이며, 이중 다문화가구는 약 6000가구에 이른다. 또 외국인 주민 자녀(출생)는 4056명이다. 그러나 자녀 통계에서 다문화가정 자녀가 몇 명인지 구분이 안돼 있을 뿐만 아니라, 영유아 역시 파악할 수 없다.

 

현재 용인시의 경우 출생율이 줄어드는 추세이므로, 다문화가정 영유아 전수조사 등 다양한 정책 발굴과 사업이 필요해 보이지만 예산 문제가 따라 대책을 세우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 다문화팀 관계자는 "현재 발달 지연 장애로 의심되는 영유아를 따로 사전에 파악한 것은 없어 정확히 몇 명인지 수치를 파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지원 프로그램은 있다. 다문화지원센터에 업무 위탁을 해서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며 "치료 신청이 들어올 경우에 적극 치료한다. 올해 신청이 들어온 12세 이하 아이들 97명, 부모 상담을 통해 실제로 교육 받은 아동은 9월 말 현재 27명”이라고 했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은 확대되고 있지만 대부분 결혼이주여성의 초기 정착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 다각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문화센터 태부족

도농복합 용인시가 특례시임에도 다문화센터가 도시지역인 수지구 상현동 단 1곳에만 있다.

 

베트남에서 이주한 온세계(가명)씨는 “남편과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잠깐 시간을 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거리가 멀고 자녀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기도 힘들어 포기한다”며 “처인구에 미니 다문화센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처인구에 있는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를 몇 번 갔지만 온씨는 외국인센터보다 다문화센터를 이용하는 편이어서 불편함이 시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오는 2027년, 처인구 동부동에 여성회관이 완공되면 다문화센터 분원을 둘 계획이며, 기흥구 신갈오거리에도 도시재생 공유플랫폼 건물에 다문화가족교류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며 “현재 처인구청과 기흥구청에서는 단계별 한국어교육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 산전 부모 교육 및 육아 방법 등 교육

현재 장애 관련 정책은 사전 예방보다 장애 발생 후 지원사업 위주다. 그러나 각종 장애에 대한 예방적 차원의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따라 결혼이주여성의 산전 교육 또한 절실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출입국사무소에서 개인정보 공개에 동의한 사람만 자치단체로 명단이 넘어오고, 그들 가운데서도 원하는 사람만 다문화센터에 회원 가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결혼이주여성들은 “차별을 우려해서인지 본인이나 자녀나 다문화가정인 것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여려움이 있다”고 했다.

 

결혼이주여성들끼리 SNS를 적극 활용하는 점 등을 고려해 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박숙현 기자 yongin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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