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베트남 출장’ 구설수… 내홍 여전

  • 등록 2025.02.17 09: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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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병대원, 양민 학살했던 땀끼시에 도서관 착공식 알려지자
의장도 참석 요구… 동료의원들 추진한 사업 ‘숟가락 얹기’ 비판
논란일자 출장단 축소… 비행기 탑승권도 비지니스→이코노미

용인신문 | 지난 2023년 말레이시아 술 반입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용인시의회가 이번엔 베트남 외유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용인시 우호도시이자, 과거 월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양민 학살 아픔을 겪은 도시에 대한 치유 등의 차원에서 진행된 지원사업 일환이지만, 해당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유진선 의장의 동행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일고 있는 것.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유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7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3명 등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우호 도시인 베트남 꽝남성 땀끼시 해외 출장을 계획했다.

 

출장 이유는 해당 도시에 대한 공적개발원조(이하 ODA) 방식의 도서관 건립 사업 착공식에 참석이다.

 

ODA사업이란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복지 증진을 위해 해당 국가에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국제개발 협력 사업이다.

 

용인시 사상 첫 ODA사업인 땀끼시 도서관 건립은 지난 2023년부터 시의원들이 중심이 돼 추진됐다.

 

당시 의회 차원의 지방외교 및 도시간 문화교류 등을 위해 꽝남성을 방문했던 시의원들은 땀끼시와 간담회 과정에서 이 지역 역사와 한글학당 필요성을 설명 듣고 도서관 건립 지원을 추진해 왔다.

 

시의원들에 따르면 땀끼시는 베트남전 당시인 지난 1968년 한국 해병대원들이 하미마을 양민 135명을 학살했던 곳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지역이었다.

 

그러나 용인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사)연꽃마을 측이 해당 지역에서 도서 및 의류 지원을 비롯해 한국어 학당 운영 등 각종 봉사 활동을 진행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이후 시의원들은 땀끼시 ODA 계획 행안부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올해 본예산에 2억 원의 도서관 건립 예산을 확보 했다.

 

땀끼시 도서관 건립 사업을 추진한 시의원들은 이창식 부의장과 김진석 자치행정위원장, 김길수, 박인철, 강영웅, 박병민 의원 등 6명이다.

 

이들 시의원들과 시 담당부서 측은 예산 확보 후 땀끼시 측과 향후 사업 추진 일정 등을 논의했고, 오는 26일 착공식을 열기로 했다.

 

△ ODA사업 추진 의원들, ‘불쾌·난감’

문제는 이 같은 사업을 뒤늦게 알게 된 유 의장이 본인의 참석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시의원들에 따르면 유 의장은 지난해 말 해외 출장 관련 보고를 받은 후 “시의회를 대표해 의장이 참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사를 밝혔다는 전언이다.

 

도서관 건립을 추진한 한 시의원은 “ODA사업 진행에 전혀 관심도 없던 의장이 갑작스레 착공식에 참석하겠다고 해 함께 사업을 추진한 의원들이 모두 당황했었다”고 “하지만 유 의장은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입장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유 의장이 숟가락을 얹겠다는 의도에 불쾌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시의원은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지역 중요 행사들도 대부분 불참하고 있는 유 의장이 굳이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겠다는 의중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좋은 취지에서 사업을 추진해 온 당사자(시의원)들은 ‘외유 논란’으로 매우 불편해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유 의장은 일부 언론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시의회 사무국 측에 출장단 축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사무국 직원을 당초 계획했던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기로 한 것.

 

이와 함께 유 의장의 비행기 탑승권도 ‘비지니스 클래스’에서 ‘이코노미 클래스’로 한 단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시의회가 외유성 베트남 출장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열린 용인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이강우 기자 hso0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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