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연수·성희롱 논란… 바람 잘 날 없는 ‘용인시의회’

  • 등록 2025.06.16 10:14:01
크게보기

 

용인신문 | 용인시의회가 또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의 대의기관임을 무색하게, 1900만 원짜리 ‘반쪽짜리 연수’와 부의장의 취중 성희롱 발언은 용인시의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6월 4일부터 진행된 ‘2025년 제1차 정례회 대비 의정연수’는 시작부터 논란의 여지가 다분했다. 전체 의원 31명 중 고작 17명만 참석한 ‘반쪽 행사’에 1900만 원이라는 혈세가 낭비되었다는 사실은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대통령 선거 직후라는 시기적 부적절함과 다수 의원의 일정 조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진선 의장을 중심으로 연수가 강행된 배경에는 어떤 정당성이 있었는지 의장단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시민의 세금이 허투루 쓰인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그리고 이번 사태의 정점은 이창식 부의장의 부적절한 언행이었다. 그는 여성 동료 의원의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심각한 성희롱 논란을 일으켰다. 피해 의원이 직접 불쾌감을 표명했음에도 발언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명백한 윤리 위반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불과 몇 해 전 성희롱 발언으로 제명당한 의원이 있었던 용인시의회에서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반복됐다는 사실은, 해당 기관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낮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의회 전체의 품격 추락을 의미한다.

 

용인시의회의 자질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말레이시아 연수 중 일부 의원들이 현지에서 금지된 주류를 반입하려다 적발되어 국제적 망신을 산 사건은 이미 용인시의회에 오명을 남겼다. 연수의 본래 목적을 망각하고 현지 법규와 문화를 무시한 이들의 행태는 용인시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 이처럼 반복되는 사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의회의 자정 능력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최근 용인시는 공직 사회의 비위와 비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들은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시의회가 중심을 잡아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용인시의회는 윤리적 해이와 내분, 예산 낭비 문제를 연이어 드러내며 오히려 시민의 신뢰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 스스로 품위를 실추시키고도 반성 없이 구태를 반복하는 이들에게 과연 ‘시민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더욱이 이번 사태 이전부터 시의장 선거 후유증과 맞물린 권력 다툼 양상이야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의기관이 정파적 이해와 개인적 감정에 얽매여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동안, 시민 삶과 직결된 정책과 시정 감시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용인시민은 성숙한 의회, 품격 있는 대의기관을 원한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부끄러운 반성이 아닌 건강한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Copyright @2009 용인신문사 Corp.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용인신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삼로 590번길(CMC빌딩 307호)
사업자등록번호 : 135-81-21348 | 등록일자 : 1992년 12월 3일
발행인/편집인 : 김종경 | 대표전화 : 031-336-3133 | 팩스 : 031-336-3132
등록번호:경기,아51360 | 등록연월일:2016년 2월 12일 | 제호:용인신문
청소년보호책임자:박기현 | ISSN : 2636-0152
Copyright ⓒ 2009 용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ongin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