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의 유일한 풍물 ‘백암농악’ 살려야

  • 등록 2006.1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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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 용인 농악이 사라진다
생동감 넘치는 전국 으뜸농악…문화재 추진해야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변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마저 사라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용인만의 맛을 담고 있는 백암농악도 점점 맥이 끊기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농악의 발전과 제자 육성에 한평생을 바친 (사)한국농악보존협회 정인삼 이사장은 “불과 20년 전만해도 경기도의 백암농악과 화성 정남농악을 전국에서 으뜸으로 꼽았지만 그 맥락을 이어주는 사람이 없다”며 우리 농악의 현주소를 안타까워했다.

이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전국 농악경연대회에서 보았던 백암농악의 생동감 있는 모습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백암농악을 극찬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살아있는 백암농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용인시의 자랑이었던 백암농악의 흥을 돋궈주고 맛을 내 주었던 차용성(78·흰바위농악단 단장) 옹이 3년전 교통사고로 예전의 모습을 다시 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차용성 옹의 아들인 차진복(48)씨가 백암농악의 얼을 되살리기 위해 백암 지역에서 ‘흰바위 농악단’을 결성, 지난 3일 백암중학교 선진관에서 ‘제1회 흰바위농악단 발표회’를 열었다.

차용성 옹의 비나리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백윤하 선생의 대금독주와 흰바위 농악단의 사물놀이, 한얼예술단의 태평무를 비롯해 예술인들의 삼도풍물과 경기민요를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민속 공연이 펼쳐졌다.

그리고 마지막 행사로 ‘용인시 백암면’이라는 글귀가 세겨진 깃발을 높이 들어올리고 흰바위 농악단이 등장, 화려하고 신명나는 ‘백암판굿’을 펼쳐보이며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300여 관중들이 절로 어깨춤이 나오게 만들었다.

농촌에서 김매기와 논매기, 모심기 등 힘든 일을 할 때나 명절 때 사람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연주되는 우리의 음악. 또한 일의 능률을 올려 사람들의 피로를 덜게 하고 협동심을 불러일으켜 많은 농민들의 에너지가 되어주는 그 음악과 춤이다.

더욱이 백암농악은 전국에서 으뜸가는 농악으로 용인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라 많은 지역주민들의 뼛속부터 전율을 흐르게 했다.

백암농악은 상쇠, 부쇠, 징, 북, 장고, 법고, 잡색(탈, 노인, 양반, 여자), 영기, 농기 등으로 구성되고 준비가락과 세마디 가락, 자진가락, 길가락, 두마디 가락, 동의 삼작, 단체움직임 가락, 쩍찌기 가락, 춤가락, 12발 상모, 광고가락, 고사가락 등 12채 가락이 있다.

또한 판굿은 준비가락과 인사굿, 멍석말이, 길가락, 두마디 가락, 소고놀이, 상쇠놀이, 치배놀이, 들법고, 앉은 법고, 좌우치기, 기둥법고 놀이, 가위잽이, 당산벌림, 사퉁백이, 멍석말이, 인사굿, 행진 등을 마치고 퇴장한다.

차 단장은 “안성이나 평택농악은 가락에 있어서 백암농악과 큰 차이는 없지만 안성과 백암에는 피조리가 있는 대신 백암에는 법고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며 “잡색에서도 안성이나 평택에 없는 ‘탈’이 백암에는 있다”고 백암농악의 독창성을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백암농악의 맥을 이어줄 사람을 찾지 못해 아쉽다”며 “10여년 동안 나에게 쇠를 배우고 있는 배소희 씨가 앞으로 백암농악을 이끌어 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해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키는 차용성 단장.
지금은 흰바위 농악단에서 태평소를 부는 차 단장의 셋째아들이 차 단장을 비롯해 백암농악을 문화재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인의제21 김장환 사무국장은 “백암농악은 다른 지역의 농악과는 다르게 독특한 판제와 양식을 갖추었으면서도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성과 평택농악이 국가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처럼 하루빨리 우수성을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회장은 “한때 남사와 원삼 등 많은 곳에서 농악이 성행했지만 세월이 흘러 용인 고유의 특색을 가진 농악이 사라졌다”며 “용인 특유의 맛이 담긴 농악을 살려나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용인에서는 이제 단 한 곳만이 남아 우리의 농악을 지키고 있다.

이곳마저 맥이 끊어져 버리기 전에 우리의 문화를 지키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홍섭 기자 park790425@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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