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한 시골아저씨 ‘땅의 진리’로 용인을 품는다

  • 등록 2007.0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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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시의회 의장직무대행 이상철 의원
농민활동가에서 시의회 부의장까지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지금의 시의원 배지도 빌려 쓰고 있는 것뿐입니다”

사상초유의 시의장 탄핵으로 인구 77만 용인시의 안 살림을 임시로 맡게 된 재선의 이상철 시의회 의장 직무대행.
탄핵사태에 이은 직무대행 체제가 불안하기도 하련만 오히려 시의회는 안정적인 모습을 되 찾고 있다는 것이 의회 관계자와 시의원들이 전언이다. 직무대행으로서 의장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 나가고 있는 그의 노력이 있기 때문.

맘씨 좋은 시골아저씨 같은 인상과 특유의 털털한 입담 그리고 재선의 노련함이 초선의원들과 재선의원, 동·서 의원 간의 갈등의 골을 매워가고 있다.
“갈등이라는 것은 나를 숨길 때 생겨요. 나를 개방하면 상대도 자연스럽게 나를 이해할 수 있죠”

대통령 탄핵 정국당시 고건 전 총리의 입장이 이와 같았을까? 어려운 시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의 거추장스런 감투기도 하건만 이 직무대행은 밤낮을 잊은 채 의정활동에 여념이 없다.

# 농촌총각에서 시의원으로
이 직무대행의 전직은 농민운동가다. 좀더 사실적으로 말한다면 순수 농업인.
하루 먹고 사는 것이 어려웠던 시절 4형제 중 차남으로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졸업 후 생계를 위해 학업을 포기했다. 형님과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정말 어려웠죠. 진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속을 다 보일수도 없었고 학업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죠”

이 직무대행은 농사일을 시작한 후 수원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진학했고, 현재는 한경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1976년부터는 4-H활동 등 사회활동을 시작해 79년에는 용인군 연합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던 중 국가에서 선정하는 농민후계자에 선정됐고, 축산업, 원예농업 등 농사일에 전념한 그는 UR(우루과이 라운드)로 한창 전국이 뜨겁던 99년 용인시 농업경영인 회장을 맡게 됐다.

당시 이 직무대행은 쌀 개방 반대를 위한 각종 농민집회 참가는 물론 삭발, 단식 등 강경노선을 걸었다. 그는 “지금의 FTA도 마찬가지지만 UR당시에는 목숨이 걸린 일로 느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 즈음 그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성가원, 생명의 집 등 지역에 있는 10여개의 장애인 시설에서 레크레이션, 노력 봉사를 비롯해 친구가 되어준 지 어느새 15년. 이제는 거의 가족 수준이다. 요즘도 명절 때면 가족들의 양해를 구하고 성가원에서 하루저녁을 보낸다고 하니 이들을 향한 그의 관심과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이 직무대행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점자 명함을 제작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장애인들에게도 유권자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이 같은 활동으로 지역에서 이름을 알린 그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 백암면 시의원출마권유를 받고 망설였다. 권유는 받았지만 당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열성을 다한 그의 농민활동과 인간됨이 농촌지역인 백암면에 널리 퍼져 있던 것.

그는 생활신조를 “남을 먼저 배려하고,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백약보다 나은 것이 웃음과 칭찬입니다”라며 웃는다. 그의 웃는 얼굴과 딱 들어맞는 말이다.

# 정치관 … 노력과 정직
그는 자신의 정치관에 대해 “흔히들 땅은 정직하다고 하잖아요. 이건 농사일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에요. 모든 일은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죠. 정치도 마찬가지에요. 부메랑이죠. 당연한 것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입지는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이죠. 욕심을 갖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 시의회 배지도 마찬가지에요. 빌려 쓰고 있을 뿐이죠. 내가 노력하지 않고 정직하지 못하면 반납해야 하는 겁니다”라고 덧붙인다.

실제 그는 정치적 입지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지난 의장단 선거 당시도 ‘본인이 부의장에 출마 하겠다’는 등의 의사표현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 동료의원들의 설명이다. ‘겸손’은 그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덕목이다. “어떤 일이든 다섯 사람과 상의해 일을 처리하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혼자만의 판단으로 일을 처리하면 잡음이 따를 수밖에 없죠”

이 직무대행 체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 중 한가지다. 그는 어떤 사안이든 의장단회의 또는 다른 의원들과 상의해 결정하고 있다.

그는 부의장 당선에 대해서 “항상 감사하죠. 관운이 많이 따라준 겁니다”라며 “아침 출근길마다 낳아주신 부모님, 나를 아는 모든 이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고 말했다.

# 용인시민에게 정치인으로 남고 싶어
이 직무대행의 꿈은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것이다. 청년시절부터 해 온 봉사활동이 몸에 배인 것. 현재 그는 장애인 복지시설 운영위원장, 후원회장 등 맡고 있고, 봉사와 관련된 일에는 열일을 제쳐두고 나선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강화된 선거법 등으로 예전 같은 지원활동이 어려워져 고민이다. 그는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며 “지금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지원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직무대행은 “‘정치꾼은 명예를 생각하고, 정치인은 국민을 생각 한다’라는 문구를 마음에 담고 산다”며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으로 남는 것이 또 하나의 소망임을 밝혔다.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땅의 진리를 실천하는 이상철 시의장 직무대행. 그가 실천하는 평범한 ‘땅의 진리’가 2007년 용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도 펼쳐지길 기대한다.
사진/김호경 기자
이강우 기자 hso0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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